대부분의 천재 투자자들은 각자 중요시했던 지표들이 있었습니다. 이익성장률(PEGR)을 중요시했던 피터 린치(링크참고), 주가매출액비율(PSR)을 중시하던 켄 피셔(링크참고), 총수익률(EPS성장률+배당수익률)과 주가수익비율(PER)을 활용하여 본인만의 공식을 만들었던 존 네프(링크 참고) 등등...하지만 그들 모두 본인의 지표 이외에도 다른 변수들(부채비율, 성장률, 현금흐름 등등)을 고려하여 종목의 가치와 적정 주가를 판단했습니다. 쉽게 말씀드려 꽤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 투자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직 2개의 펀더멘털 변수만으로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사람이 있습니다. 1985년 이후 35년 정도의 시간 동안 연평균 40%의 수익률을 달성해 왔던, 16년 동안 매년 평균수익률 30.8%를 달성했던 그만의 '마법공식'을 개발했던(S&P 평균수익률은 12.4%로 2.5배나 좋은 성적을 거두었음), 그래서 투자업계에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조엘 그린블라트입니다.
조엘 그린블라트는 '진짜 시장을 이기기 위해 전문가나 학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 해봐야 한다.'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화려한 공식과 휘황찬란한 논리를 내세울 필요도 없고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왜 타당한지를 스스로 이해하면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개월 동안 하루에 몇 분 정도씩만 투자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단순한 방법을 조엘 그린블라트는 '마법공식'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법공식이 늘 드러맞지는 않는다고 고백했습니다. 평균적으로 12개월 중 5개월은 시장보다 못했고, 4년에 1번 꼴로 시장에 뒤졌으며 6년에 1번 꼴로 연속 2년 이상 시장에 미치지 못하는 기간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 때문에 마법공식이 장기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마법공식을 통해 저가종목을 매수할 경우 해당 주식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저가종목이 사라진다면 마법공식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유(심리적 불안, 동요 등)로 인해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마법공식이 시장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린블라트의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그린블라트의 목표는 매달, 1~2년 수익이 아닌 3~5년이라는 장기적인 기간 동안의 수익이었기 때문에 단기간의 변동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필요한 기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천재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린블라트 역시 '장기투자'를 강조했습니다.
그의 투자종목 선정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자본수익률(ROC, Return on Capital)
기업이 자본으로 돈을 얼마나 버는지를 보여주는 개념입니다. ROIC라고도 하며 해당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조엘 그린블라트가 주장한 '자본'이라는 개념은 재무제표에 있는 총자산이나 순자산이 아닌 실제로 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본입니다. 때문에 여기서의 자본은 '순운전자본+순고정자산(재무상태표에서는 보통 '유형자산'을 의미)'을 더한 값을 의미한다고 합니다.(순운전자본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익 또한 순이익이 아닌 세전영업이익(EBIT,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을 사용했습니다. 순이익에서 이자비용과 법인세를 공제하기 전 이익을 의미합니다. 기업마다 부채와 세율이 다르기 때문에 순이익을 사용할 경우 세율이나 부채 수준이 달라서 생기는 왜곡을 방지할 수 있고, 여러 기업의 이익을 서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참고로 EBIT의 개념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 이익수익률
기업가치와 비교해 해당기업이 돈을 얼마나 버는지를 나타내주는 지표입니다. 해당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기업가치는 EV(Enterprise Value), 회사의 주가(시가총액) 뿐만이 아니라 이익을 내기 위해 사용한 부채규모까지도 포함되는 의미입니다. 그린블라트는 회사 전체를 사려면 해당 기업의 부채까지도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산출할 때 부채까지를 고려하여 기업가치를 측정했습니다. 또한 세전영업이익은 이자, 세금 등을 빼지 않은 영업이익을 의미합니다. 참고로 EV의 개념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 모델을 통한 기업 순위 도출
그린블라트는 3,500여 개 대형 종목을 대상으로 순위를 메겼다고 합니다. 2가지 공식을 합쳐서 투자 대상 종목의 순위를 메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종목이 자본수익률이 80등, 이익수익률이 50등이면 이 수치를 합칠 경우 130등입니다. 그리고 B라는 종목이 자본수익률이 200등, 이익수익률이 10등일 경우 이 수치는 210등입니다. 그럴 경우 A종목이 B종목보다 더 낫다는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도출했습니다.(합친 순위의 값이 낮으면 낮을수록 좋은 기업이겠죠.) 단, 여기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다른 금융회사(특성 상 고객 예탁금이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음), 유틸리티, 외국계 기업 등은 그린블라트 모델에서 배제했습니다.
단순하다고 했는데 사실 낯선 용어들이 많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익숙했던 지표(PER, ROE, EPS 등)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종목의 가치를 판단하는 방식이 신선했고, 새로운 관점에서 기업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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