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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존 네프에 대하여는 잘 몰랐습니다. 주식 관련 공부를 하면서 '네프의 공식'이라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사람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운영했던 윈저 펀드(현재 뱅가드그룹이 운용하고 있는)의 경우 1964년부터 1995년까지 31년의 세월 동안 연평균수익률 13.7%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같은 기간 S&P500의 10.6%를 훨씬 초과하는 수익률입니다.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조건으로 해당 펀드에 10,000달러를 투자했을 경우 네프가 은퇴한 해에는 564,000달러가 될 정도의 엄청난 수익률입니다.(만약 같은 기간 S&P500에 투자했을 경우의 수익률은 233,000달러 정도이니 약 2.4배의 액수입니다.)
존 네프는 '한물가고 소외된 주식', 다른 사람들이 피하는 주식'에 초점을 맞추어 투자했다고 합니다. 순간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과소평가된 좋은 기업', '시장에서 보다 나은 가치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 기업'을 발굴하여 투자했다고 합니다. '인기 없고 소외된 종목을 먼저 매수한 후 그 종목의 가치를 깨달은 다른 투자자들이 매수할 때 매도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로 요약할 수 있는 존 네프의 투자 방법은 가치투자의 아버지인 벤저민 그레이엄(링크 참고)과 유사한 투자 방법입니다.
존 네프는 '저PER'종목에 투자했다고 하며 스스로를 '저PER투자자'라고 했다고 합니다. 고 PER는 '기업의 미래이익을 기대하고 기꺼이 현재 높은 주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실적이 좋아도 그것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미치지 못하면 종종 주가가 떨어지지만, 저PER종목은 수익성이 조금만 개선되어도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별로 좋지 않아도 주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식 용어 이해하기-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링크참고)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PER이 낮다고 해서 반드시 우량주는 아닙니다. 경영이 정말 부실하여 PER이 낮은 회사가 있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서 주가수익률이 낮은 회사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존 네프는 '지속적 이익 성장'을 보았습니다. 때문에 매년 7% 이상의 이익 성장을 기록하면서 Per이 낮은 기업을 저평가의 기준으로 보았고, 배당률 또한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존 네프가 보유했던 주식의 1/3은 배당이 없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배당이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존 네프에게 투자란 '느리지만 꾸준히 가면서 이기는 경기'이지 크게 한탕하거나 쉽게 대가를 바라는 것은 아니라는 신념을 고수했습니다. 때문에 그가 운영했던 '윈저 펀드'는 다른 펀드에 비해 지루하고 보수적인 펀드라는 평판을 받았지만 '펀드매니저들의 펀드매니저'라는 평판을 받았으며 꾸준한 수익률로 본인의 신념과 철학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존 네프가 가장 어려워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매수종목 선택이 아닌 '매도시점 선택'입니다. 존 네프는 "마지막 1달러에 집착하기보다는 적당한 때 테이블 위에 기쁜 마음으로 패를 던져버리고 자리를 뜨는 것이 좋다. 시장의 고점까지 가는 것은 우리 게임의 목적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주가가 기업의 가치(기대치)에 도달했다고 판단했을 때는 과감하게 보유주식을 매도했습니다.
그렇다면 존 네프의 종목선정 체크리스트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 PER
존 네프는 대개 시장 평균 PER보다 40~60% 정도 낮은 종목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2. EPS성장률
존 네프는 저PER기업 중 EPS(주당순이익)을 통해 유망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별했다고 합니다. 꾸준하고 합리적인 성장을 선호했기에 7%~20% 정도를 이상적인 성장률로 생각했으며 성장률이 지나치게 높은 기업은 오히려 경계했습니다. 지나치게 가파른 성장률이 위험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해당 기업들이 언제까지나 성장할 수는 없는데도 가격이 너무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3. 매출성장률
이익률만큼 중요한 것이 매출의 성장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존 네프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매출성장률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의 매출성장률은 EPS성장률의 70% 이상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성장률이 EPS성장률이 70% 이하일지라도 매출성장률이 7% 이상일 경우라면 충분히 괜찮은 기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4. 네프의 공식
앞서 말씀드린 대로 EPS성장률과 배당수익률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총 수익률(=EPS성장률+배당수익률)을 PER로 나눈 값이 1.5배 이상이면 준수하고 2배 이상이면 투자해야 할 주식으로 생각했습니다.
5. 주당순이익 영속성(1~4번보다는 중요도가 낮음)
지난 4분기 동안 각 분기별 EPS가 전년도 4분기 동안의 이익보다 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지금 시점(2021년 5월 14일) 기준 4분기(2020년 2분기, 2020년 3분기, 2020년 4분기, 2021년 1분기)의 EPS의 합이 전년도 4분기(2020년 1분기, 2020년 2분기, 2020년 3분기, 2020년 4분기)의 합보다 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일관된 성장을 판단하는 지표라고 생각했습니다.
6. 양호한 잉여현금흐름(1~4번보다는 중요도가 낮음)
잉여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자사주 매입, 배당금 지급 등을 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마찬가지로 존 네프 또한 자신의 투자 철학을 기반으로 본인만의 신념을 고수했으며 그 결과 30년 이상 좋은 결과를 달성하였고 '투자자들의 투자자'라는 명성을 얻었습니다. 아울러 매도와 관련해서도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과감한 매도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실 매도 후에 올라가는 주가를 보고 있자면 가슴이 쓰라렸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기업의 가치'가 명확하고 주가가 '기업의 가치'에 도달했다면 후회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에 대하여 많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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