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가 98주간의 아파트값 상승을 마감하고 보합으로 돌아섰다. 각종 호재와 비규제지역이라는 특성 탓에 서울, 경기 대부분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유일하게 상승세를 유지했던 지역이다. 2020년 11월 셋째주부터 상승세를 이어온 지 1년 11개월 만이다. 그 사이 이천 아파트값은 25.91% 올랐다. 또 이천은 현재 전국 시·군·구 가운데 전년말대비 아파트값 상승 1위(7.77%)지역이기도 하다.
이천시 아파트값이 그간 상승한 데는 대기업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교통 호재가 거론된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해 인구 유입이 늘었고, 이천을 지나가는 경강선 복선 전철도 개통됐다. 평택부발선 철도망 교통호재도 포함됐다. 또 당시만 해도 수도권에서 얼마 남지 않은 비규제지역이었던 만큼 자금 부담 조달이 적고 전매제한 등 규제가 적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면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겹쳐 키 맞추기 현상이 이뤄졌던 것이다.
하지만 고금리 우려와 집값 고점인식 속 전국적으로 매수자들이 몸을 사리며 매수수요가 줄어들자 이천 아파트값 역시 하락거래들이 속출한다.
이천시 마장면 호반베르디움B4더퍼스트 전용 82㎡는 지난해 10월 5억 2000만원(17층)에 신고가 거래됐지만 지난 8월에는 4억 7000만원(3층)에 손바뀜 됐다. 그 뒤 지난달에는 3억 5000만원(10층)에 직거래 되기도 했다. 또 부발읍 신한아파트 전용 84㎡도 올해 1월 3억 7700만원에 거래된 것이 지난달 3억 4800만원으로 2900만원 떨어져 손바뀜 됐다.
이천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실수요자에 더해 타지역에서 투자자들의 전화가 이어졌는데, 금리가 급격히 오르며 전화가 갑자기 끊겼다”며 “전국적 부동산 침체를 이곳 역시 피해 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로 경기지역 아파트값이 급등했지만 경기 북부와 남부의 온도차이는 사뭇 다르다. 전문가들은 서울 이동에 걸리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구체적인 입지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A노선 경기권 정거장의 서울역, 삼성역 소요시간은 파주 운정역은 각각 20분15초, 26분15초, 화성 동탄역은 각각 27분30초, 21분15초로 서로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서울역과 삼성역은 순서대로 서울 중심업무지구(CBD), 강남 중심업무지구(GBD) 등 서울 핵심지역의 관문이다. 운정신도시와 동탄신도시의 GTX를 이용한 서울 접근성이 유사한 셈이다. 지난 8월 국토부는 2024년 상반기 GTX-A노선 개통을 예고한 바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경기 북부에서, 화성 동탄신도시는 경기 남부에서 GTX-A노선 수혜를 받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은 파주 운정신도시가 수억원 저렴하다. 특히 지난달 26일 파주시는 가격 상승 우려가 적다고 판단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기도 했다. 규제완화에도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주 파주시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36%로 지난주(-0.26%)보다 낙폭을 키웠다.
화성 동탄신도시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지만, 여전히 파주 운정신도시에 비해 수억원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 팀장은 "운정신도시는 고양 창릉신도시 등 입지적으로 더 나은 주변 택지에서 대규모 물량 공급이 예정돼 있다"며 "출판단지 등 직주근접 수요가 제한적인 점도 투자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동탄신도시는 대기업 공장이 인접해 있기 때문에 서울 접근성이 유사하더라도 가격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월 노동시장 아직도 과열'에 투자심리 저하 AMD 13.87%↓, 엔비디아 8.03%↓, 테슬라 6.32%↓, 애플 3.67%↓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실하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강도 긴축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돼 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빅테크 대장주인 애플이 3.6%이상 하락하고 반도체 업체 AMD는 13% 이상 폭락했다.
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2.11%(630.15포인트) 하락한 2만9296.7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2.80%(104.86포인트) 떨어진 3,639.66에 장을 마감했다.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80%(420.91포인트) 내린 1만 652.40에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S&P 500 지수 11개 구성 업종 중 기술주가 4.14% 폭락한 것을 비롯,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3.5% 하락했고 통신,(-2.84%) 소재(-2.54%), 부동산(-2.49%) 등 전 업종이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빅테크 대장주 애플이 3.67% 하락한 것을 비롯, 메타플랫폼(페이스북) 4.04%, 아마존이 4.77%, 마이크로소프트 5.09% 떨어졌다. 구글모기업 알파벳 주가는 2.7% 밀렸다.
특히 반도체 업체 AMD가 회사가 13.87% 추락했다. 개인용컴퓨터(PC) 수요가 약화하고 있어 3분기 매출이 기존 전망치를 크게 밑돌 수 있다고 밝힌 영향이다. 엔비디아와 인텔의 주가도 각각 8.03%, 5.37% 폭락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6.32% 크게 하락하며 이번 주 주가가 16% 폭락했다. 경쟁사인 루시드그룹도 8.61% 폭락했다.
석유메이저 셰브런 주가는 0.86% 내렸고 엑슨모빌도 0.97%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시장 관련 통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26만3000명 증가해 8월(31만5000명 증가)보다 적게 늘어났다. 이날 수치는 또 시장의 예상치 27만5000명 증가를 밑돌았다. 2021년 4월 이후 가장 적게 늘어난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강달러에 의한 원화 가치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 부담이 급증하면서 8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나라 밖에서 벌어온 돈보다 해외에 지출한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대외 신인도가 악화되고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커지게 된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약 4조3000억원) 적자였다. 해외로 나가는 배당금이 몰리는 4월을 제외하고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건 2012년 2월 이후 10년 6개월 만이다. 8월 경상수지 적자 폭은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 4월(-40억2000만달러) 이후 가장 크다.
올 들어 경상수지는 소폭 적자였던 4월(-8000만달러)만 빼고 7월까지 매달 흑자였다. 6월에는 흑자가 56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7월에 7억9000만달러로 흑자가 크게 감소하더니 8월에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8월에 74억4000만달러 흑자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경상수지가 감소한 규모는 104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8월 경상수지가 적자에 빠진 것은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4대 지수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상품수지가 44억5000만달러 적자를 입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글로벌 물가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크게 늘어난 사이 수출 증가율이 둔화된 탓이 컸다.
한은은 “8월 경상수지 적자가 일시적”이라며 “9월에는 다시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9월 말부터 13년 만에 1400원대까지 오르는 등 원화 가치 하락 속도가 빠른 데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어 국내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가라앉게 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12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여는 가운데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유력시 되고 있다.
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12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물가도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기는 하지만 5%대로 여전히 높아 고물가가 고착화 될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5~6%대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6% 오르며 두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4.1%), 4월(4.8%)에는 4%대에 이어 5월(5.4%) 5%대로 올라서더니 6월(6.0%), 7월(6.3%)에는 6%대로 치솟았다. 이후 8월(5.7%)에 5%대로 내려서며 7개월 만에 꺾인데 이어 지난달에는 전월보다 오름폭이 더 축소됐다.
한은은 그러나 5~6%대의 고물가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의 고통이 따르더라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화 약세도 '빅스텝' 가능성을 뒷받침 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장중 1442.2원까지 오르면서 1440원을 뚫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한 달 간 원화 가치는 6.9% 하락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11년 9월(10.43%) 이후 11년래 최대 하락폭 이다. '빅스텝'을 단행하면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져 자본유출을 막아 원화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더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빅스텝'을 뒷받침 하고 있다.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는 3.0~3.25%로 우리나라(연 2.5%)보다 0.75%포인트 높다. 한미 금리 역전폭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한은이 다음주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단행하면 역전폭이 0.25%포인트로 좁혀지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1~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은 다시 1.0%포인트로 확대된다. 과거 최대 역전폭은 1.5%포인트 였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11월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등 연말 기준금리가 4.5%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폭이 확대되면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또 자본유출로 인해 원화 약세가 더 심화될 수 있고, 이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총재도 추가 '빅스텝'을 단행할 것임을 시사해 왔다. 이 총재는 지난달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수 개월 동안 말씀드린 0.25%포인트 인상 포워드가이던스(사전 예고 지침)는 전제 조건이었다"며 추가 빅스텝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