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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매 기초와 실무 노하우

유치권 개념과 사례 - 유치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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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지나다니다 보면 꽤나 흉물스럽게(?) 생긴 현수막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림출처 : 매일신문
그림출처 : 직방


이전에는 ‘유치권’이라는 단어를 보면 그러려니 했습니다. 비록 기분 좋은 단어는 아니지만 나와는 상관 없는 일, 뭔가 다른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리다툼(?) 정도로 생각했고 저런 일에 엮여서 좋을 것 하나도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경매에 관심이 생기고 경매정보지를 검색하다 보니 ‘유치권’이라는 단어를 생각보다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치권이 설정된 물건들은 감정가 대비 최저가가 낮고 여러 번 유찰되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뭔가 꺼림칙하기에’ 그만큼 감정가 대비 최저가도 낮고, 여러 번 유찰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림출처 : 지지옥션


저런 물건들은 굳이 ‘안 건드려도 된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경매로 나온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몸고생, 마음 고생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길 가면서 가끔씩 보는 ‘유치권’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때문에 왠지 꺼림칙할 뿐만 아니라 흉물스럽기까지 한 ‘유치권’의 개념과 사레들에 대하여 공부해 보고자 합니다. 



일단 도대체 ‘유치권’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민법 제320조제1항과 제321조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제320조(유치권의 내용) ①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
제321조(유치권의 불가분성) 유치권자는 채권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렇게 쓰니 되게 어려워 보입니다. 때문에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상황) 갑이라는 사람이 100만원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을 수도 있으나 금융기록에 남기고 싶지도 않고 어차피 소액 대출이라 생각했기에 순금 반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필요한 돈 100만원을 대출을 받는다고 하겠습니다.
이럴 경우 전당포 주인은 ‘타인(갑)의 물건(100만원에 해당되는 반지)을 점유했고’‘그 물건(반지)에 관하여 갑에게 100만원을 받을 권리(채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당포 주인은 갑이 100만원을 가지고 와서 갚을 때까지(100만원의 채권에 대한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반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갑에게 돌려주지 않을 권리(유치할 권리)가 있습니다.

정말 쉽게 이야기해서 유치권이란 A라는 사람이 물건(유가증권)을 담보로 B에게 돈을 빌리면(채권이 생기면), B는 그 물건(유가증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A라는 사람이 돈을 갚을 때까지(채권에 대한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매우 당연한 이야기 같고 이전에 공부했던 ‘저당권’과 상당히 유사한 개념인 것 같습니다.(아래 내용 참고) 

 

부동산 경매 권리분석 쉽게하기 - 저당권

전당포는 내가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돈을 빌릴 수 없을 때 내 물건을 맡기면 그 물건의 가치에 해당되는 돈을 빌려 주는 곳입니다. 그리고 내가 빌린 돈을 갚으면서 그 물건을 찾아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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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문 굳게 닫고 자물쇠 단단히 걸어잠근 후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현수막을 걸어놓은 상황들은 도대체 어떤 사연들일지 궁금해졌습니다. 때문에 다른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상황 1) 토지 주인인 갑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에 고시원을 짓고자 고시원 건축 전문회사인 ㈜A에게 의뢰를 하여 계약금 1억 원을 선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4억 원은 고시원이 준공되면 지급하기로 하는 총 5억 원의 공사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토지 주인인 갑의 사정이 어려워져 고시원을 짓기로 했던 갑의 토지가 경매로 넘어가고, 을이라는 사람이 낙찰을 받아 새롭게 토지 주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A는 그런 상황을 모르고 약속한 대로 고시원 건축 공사를 완성하였으나 기존 토지 주인인 갑으로부터 공사잔금 4억 원을 받지 못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A는 ‘나는 당초 약속받은 4억 원을 받을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라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완공된 고시원의 문을 굳게 닫고 철제 자물쇠로 단단히 걸어잠근 후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낙찰자인 을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또다른 상황입니다. 

상황 2) 토지 주인은 갑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에 고시원을 짓고자 고시원 건축 전문회사인 ㈜A에게 의뢰를 하여 계약금 1억 원을 선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4억 원은 고시원이 완공되면 지급하기로 하는 총 5억 원의 공사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습니다.

잔금 회수에 대하여 불안해하던 ㈜A에게 갑은 ‘토지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잔금 4억 원을 지급할 테니 걱정마라’라며 안심시켰습니다.
고시원이 준공되었고 갑은 토지를 담보로 B은행에서 4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그런데 토지 주인 갑이 갖바기 사정이 어려워져 잔금 4억 원을 ㈜A에게 주지 않고 본인의 다른 부채를 상환하는데 대출금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갑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아 B은행에 약정된 대출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고, B은행은 대출금 회수를 위해 토지에 대한 경매를 신청하였습니다. 그리고 을이라는 사람이 해당 토지를 4억 1천만 원에 낙찰받았습니다.
경락대금 4억 1천원 중 각종 경매비용을 제외하고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은행이 대출금액에 대한 채권을 회수합니다. 하지만 경락대금에 대한 배당을 받을 권리가 없는 ㈜A는 억울합니다. 때문에 ㈜A는 낙찰자인 을에게 토지에 대한 인도를 거절하며 완공된 고시원의 문을 굳게 닫고 철제 자물쇠로 단단히 걸어잠근 후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낙찰자 을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을 가정하여 생각해 보니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흉물스러운 현수막을 설치하고 자물쇠로 걸어잠그면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행위가 이해가 갑니다. 만약 유치권을 행사하는 사람들에게 우선변제권이 있다고 하면 배당을 받으면 되고, 그러면 어느 정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치권은 배당절차에서 우선변제권이 없다고 합니다. 때문에 유치권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그 물건(부동산)에 관하여 생긴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물건(부동산 등)을 유치할 수 있고, 물건을 돌려달라는 낙찰자의 요구를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낙찰받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유치권이 설정된 물건들은 주의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물권의 종류'에 대하여 알아보았듯이 '유치권'은 물권이기 때문입니다.(아래 링크 참고)

 

부동산 경매 권리분석 쉽게하기 - 소유권, 제한물권, 용익물권, 담보물권

앞서 채권에 이어 이번에는 물권에 대하여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겠습니다. 물권이란 '물건을 직접 지배하면서 재산상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권리'이고, 물건을 직접 지배(대물)하고 누구에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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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상대방에게만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상대권의 성격을 가진 채권과 달리 물권은 누구에게나 주장 가능한 절대권입니다.(아래 링크 참고) 때문에 기존 채무자 뿐만이 아니라 새롭게 그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얻은 사람(양수인), 경매 낙찰자에게도 대항할 수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기존에 발생한 채무를 낙찰자가 모두 인수받아서 상환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부동산 경매 권리분석 쉽게하기 - 물권과 채권의 개념과 차이점

앞서 말씀드린 '권리'는 내용에 따라, 효력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매'에서는 Only '재산권'만 알면 되며 재산권은 크게 '물권'과 '채권'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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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유는 유치권은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별도로 등기할 필요도 없고,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등과 같이 별도로 신고해야 변제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닌 권리입니다. 때문에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부등본)만을 가지고 권리분석을 했다가 예상치 못한 유치권이 갑자기 튀어나올 수도 있어 꽤나 골치아픈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유치권에 대한 요약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유치권이란 A라는 사람이 물건(유가증권)을 담보로 B에게 돈을 빌리면(채권이 생기면), B는 그 물건(유가증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A라는 사람이 돈을 갚을 때까지(채권에 대한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다)는 권리이다.

2. 유치권은 배당절차에서 우선변제권이 없어 유치권자들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3. 유치권은 선량한 유치권자들을 보호해 주고자 하는 취지로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권리이다.

4. 유치권은 물권이기 때문에 기존 채무자, 물건에 대한 새로운 소유자 및 경매 낙찰자 등 누구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

5. 유치권은 당연히 발생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부등본)에 등기되어 있지 않아 갑작스럽게 튀어나올 수 있다.

6. 유치권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악용할 소지가 많기 때문에 유치권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정당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고 우선변제권도 없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유치권자)을 보호해 주기 위한 유치권의 취지는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유치권의 이러한 특성(별도로 등기할 필요도 없고 물건을 유치하며 낙찰자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등)을 악용할 경우 선량한 경매 낙찰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유치권의 성립조건과 특성, 다양한 사례들에 대하여 보다 자세히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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