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대비 억대 하락 여전…해제 뒤 3곳 청약도 미달 행진 대출·청약·세제 족쇄 풀렸지만 금리·침체 분위기 못 이겨
대구, 대전 등 지방 17개 시·군·구에서 규제지역이 해제된 지 열흘이 넘게 지났지만 하락 거래는 여전하고 청약 시장은 싸늘해 상황 변화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부담과 시장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이전처럼 거래가 활성화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대구 수성구, 대전 동·중·서·유성구, 경남 창원 의창구 6개 시군구는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대구 동·서·남·북·중·달서·달성군, 경북 경산시, 전남 여수·순천·광양시 11개 시군구는 조정대상을 벗어났다.
이에 시장 침체가 이어졌던 이들 지역에서 거래가 늘고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 바 있다. 규제지역에서 벗어나면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같은 대출 규제부터 청약 가점 기준, 전매 기간까지 광범위한 규제 완화가 이뤄진다.
하지만 규제 해제 이후 열흘이 넘게 지났지만 시장은 잠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가끔 문의 전화는 오지만, 아직까진 규제지역 해제로 거래가 크게 늘거나 상황이 변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장 주택 매수를 서둘러야 할 호재로 받아들여지지도 않는 분위기다. 규제지역이 해제된 뒤에도 하락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 직전 신고가와 비교하면 억대, 직전 거래와 비교해도 수천만원씩 내린 거래가 이어졌다.
집값 하락세도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첫째주(4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Δ대구 -0.11% Δ대전 -0.06% Δ경북 경산 -0.01% Δ전남 여수 -0.06% Δ전남 순천(-0.08%) Δ전남 광양 -0.22% 등으로, 규제지역 해제 뒤에도 내림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 시장 또한 싸늘했다. 규제지역 해제 뒤 대구에서 청약이 진행된 2곳에서선 미달 행진이 이어졌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일대에 분양한 범어자이는 114㎡ 타입을 제외하곤 무더기 미달이 났다. 수성구 욱수동에 분양된 시지삼정그린코아포레스트는 전타입 청약 미달이었다.
대전에서도 약 3년 만에 1순위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대전 동구 인동 '대전스카이자이르네' 청약 84㎡D 타입은 32가구 모집에 22명만 지원하면서 경쟁률이 0.7대 1로 집계됐다. 대전시 평균 초기 분양률은 지난 2019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00%였지만,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며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풀이됐다.
업계에서는 금리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이 여전한 가운데 규제지역 하나만으로는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실거래가가 3주 만에 3억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 7차 157㎡(이하 전용면적) 매물이 지난 6월 9일 55억원(5층)에 거래됐다. 이는 약 3주 전인 5월 19일 현대 6차의 같은 면적 실거래가 58억원(4층)보다 3억원 낮은 금액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해당 거래는 공인중개사가 중개한 거래로 가족간 증여성 목적의 특수 거래일 가능성은 낮다. 압구정 현대는 2020년 문재인 정부가 2년 이상 거주 시 조합원 분양 자격을 의무화하며 재건축 조합 설립이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에 가격이 급등했다. 논란 끝에 규제는 백지화됐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과 경기 침체 우려 등이 확산되며 아파트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강남구 아파트값은 4주 연속 보합을 유지하다가 지난주(4일 기준) 0.01% 내려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똘똘한 한채'로 주목받던 강남구 다른 단지들도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164㎡는 지난 6월 6일 43억5000만원(46층)에 팔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같은 달 29일 42억5000만원(47층)에 거래돼 3주 만에 1억원 떨어졌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59㎡는 지난해 8월 최고가 23억원 대비 1억6000만원 낮은 21억4000만원에 지난달 거래가 이뤄졌다.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맞물려 서울 내 노후 단지들이 일제히 재건축에 도전하고 있지만, 통합 재건축 문제를 두고 작은 단지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강남은 최근 통합 재건축을 추진한 단지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각자 재건축에 나서고 있는 반면, 사업성 확보가 중요한 강북 지역에서는 통합 재건축이 성과를 내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남아파트(사진)는 최근 인접한 궁전훼미리빌라와의 통합 재건축을 포기하고 단독 재건축을 추진키로 했다. 2개동 166가구의 소형 단지인 서초아남은 재건축 과정에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맞붙은 궁전훼미리와의 통합 재건축 논의를 나섰지만,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통합재건축 논의를 진행했으나 최근 집행부 간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안다”라며 “조합원들 역시 늘어지는 통합 재건축 논의보다는 지금 상황에서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립주택인 궁전훼미리와 아파트인 서초아남은 용적률과 입지 등의 차이가 커 분담금 부담 문제가 협상 초기부터 걸림돌이 됐다. 서초구의 한 공인 대표는 “통합 재건축도 용적률과 분담금이 맞아야 진행할 수 있는데, 애초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통합 재건축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라며 “게다가 강남 지역 특성상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단독 재건축을 하더라도 사업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앞서 같은 서초구의 신반포20차와 한신타운은 올해 초까지 통합 재건축 논의를 진행했지만, 협상이 결렬됐다. 두 단지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달랐던 데다가 용적률 역시 차이가 커 사업비 분담 문제를 조율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재건축은 크기를 키울수록 사업비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용적률 170%인 신반포20차와 245%에 달하는 한신타운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 논의가 계속되면 오히려 통합재건축의 장점은 사라지고 사업 속도만 늦어지니 개별 재건축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최근 재건축 조합 설립이 계속되고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에서는 통합 재건축 논의에 불이 붙었다. 노원구 상계동의 상계한신 1·2·3차는 최근 통합 재건축 추진위를 만들어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세 단지를 합쳐 1239가구에 달하는 상계한신은 단지마다 용적률이 다르지만 단지가 인접해 통합 재건축을 할 경우 사업성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지난달 통합 재건축을 위한 회의를 진행 중”이라며 “사업 속도 역시 발을 맞춰 최근 1차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모든 단지가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앞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통합 재건축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주변 시세도 한 몫 했다. 주요 단지들이 일제히 재건축에 나섰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상계한신 역시 최근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늘고 있는데, 통합재건축으로 사업성을 높여 단지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노원구의 한공인 대표는 “최근 거래가 끊기며 매물 가격이 일부 떨어진 단지들이 많은데 통합 재건축을 하면 대단지로 탈바꿈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매수 문의도 늘어나게 된다”라며 “사업이 좀 더 가시적 성과를 내면 주변 소형 단지들과 가격 차이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날부터 수도권 15곳 공사장 `셧다운` "공사비 증액 약속 어기면 셧다운 현장 늘어날 것"
철근콘크리트업체가 수도권 일부 골조공사 현장에서 11일부터 작업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셧다운' 대상 시공사에는 GS건설(2곳)·삼성물산(1곳)·SK에코플랜트(1곳) 등의 대형 건설사도 다수 포함돼 수도권 정비공사현장의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
11일 철근콘크리트연합회 서울·경기·인천지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하도급대금 증액 요청에 비협조적인 18개 시공사의 현장 15곳에서 공사를 중단한다. 서·경·인 철·콘연합회 소속 회원사는 총 95개 회원사로, 수도권 내 733곳의 공사현장을 맡고 있다. 95개 회원사 중 이번 셧다운에 참여하는 회원사는 23개사다.
중단이 예고된 현장은 당초 60곳이었지만, 일부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약속에 따라 15곳으로 줄었다. 34곳은 공사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우선 구두로 공사비를 올려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셧다운되는 현장은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 주택재건축정비사업 3공구), 광명 푸르지오 포레나, 길음뉴타운, 스타필드 수원 등 대형 사업장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철콘연합회는 제외된 현장 역시 공사비 증액 약속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셧다운(중단)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공사비 증액을 요청한 철콘업계는 전국 공사현장을 한차례 멈춰세운 바 있다. 지난 4·5월 호남, 영남 등 지역별로도 중단 사태가 있었다. 이보다 앞서 2월에는 철물 등 각종 자재값이 올라 기존 공사비로는 진행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상위 100위권 내 건설사에 공문을 보내 공사비 20% 인상을 요구했다.
김학노 철근콘크리트 서울·경기·인천 사용자연합회 대표는 "급격한 자재비 인상 및 코로나19 여파로 인력 수급난과 인건비 상승이 발새해 기존 공사비로는 현장 유지가 어렵다"며 "공사비 증액에 비협조적인 시공사에 대해 현장 셧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서울의 업무·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프롭테크 업체 알스퀘어가 한국부동산원 서울 업무·상업용 부동산 매매 거래액 추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업무·상업용 부동산 매매가 합계(7일 기준)는 13조96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7.4% 감소한 수치다.
6월 거래가 아직 통계상에 모두 잡히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거래액은 줄었다. 올해 1~5월 거래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했다. 업무·상업 부동산에는 오피스, 상가, 숙박시설 등이 포함된다.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9조8233억원을 기록했던 거래액은 하반기에 반등한 뒤 2021년 상반기 19조2302억원, 하반기에 15조928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지난해 서울의 업무·상업용 빌딩 거래액은 전년보다 30.8% 늘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가파른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1.50~1.75%인데, 연말까지 3.00~3.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막아야하는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와 설비 투자 감소로 오피스 수요 증가가 둔화될 수 있다”며 “임차사가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울 핵심권역에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서울 기타권역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은 11일 개인투자자들이 시행을 요구하고 있는 '공매도 금지'에 대해 "시장 상황을 봐서 필요하면 공매도 금지를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도 필요하면, 시장이 급변하거나 할 경우에, 공매도 금지를 한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필요하면 공매도 뿐만 아니라 증시안정화기금도 활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질 때 해당 주식을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내는 투자 방법이다.
특정주식 가격이 단기간 과도한 상승을 보일 때 매도 주문을 증가시켜 주가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등 증권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주가 하락에 거는 투자라 전체적인 증시 하락의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최근 국내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며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의 답변은 증시변동성이 심해진다면,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공매도뿐만 아니라 증안기금 등 지원기금을 통해 증시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쳤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공매도 금지를) 아예 안 한다. 이런 기조가 아니라 시장을 잘 주시하면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증안지금도 상황에 따라 활용 여부를 오픈해서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금산분리 규제에 대해서도 "금융환경이 급변했다"며 "과거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하면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입장에 대해 "금산분리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며 "빅테크가 금융에 들어오는 시대에 기존의 원칙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맞냐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첨예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에서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면 해소 방안을 고려한다는 뜻"이라며 "금산분리 완화가 목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최근 월 기준 국제선 승객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항공 여객 수요가 회복되는 추세지만,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항공사들의 우려가 또다시 커지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국제선 이용 여객 수는 127만 9029명으로 집계됐다. 전달 94만1000명과 비교하면 약 36%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월 기준 국제선 여객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7월 역시 이날까지 국제선 이용객이 50만명을 넘은 상황이다. 항공업계는 여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여름 휴가철을 맞아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되자 국내 항공사들은 하늘길이 다시 막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엔 1주일 단위로 확진자 수가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 등 해외 국가 역시 최근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 검출률이 국내외에서 상승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 286명 늘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 5월 25일(2만 3945명) 이후 45일 만이다. 결국 정부는 지난 8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국면을 전환됐다”며 재유행의 시작됐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2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당초 국내 항공사들은 국제선 노선 운항이 재개되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도 기대하던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화물 수요에 힘입어 계속 흑자를 내면서 여객 비율을 늘려가고 있었고, LCC들은 승객들의 여행 심리가 회복되며 적자 폭이 줄고 있었다. 하지만 특히 LCC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신규 취항도 하면서 적자 폭을 점차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을 맞아 걱정이 많다”며 “LCC는 수익 창출구가 국제선으로 제한돼 있어 만약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승객들의 여행 심리가 또다시 얼어붙는다면, 내년 역시 유상증자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항공사들은 국내외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현재까지 운항 일정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재유행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상황인데 결국 이렇게 돼 아쉽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진 승객이 계속 늘고 있고, 정부 지침도 내려온 게 없어 예정대로 증편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하반기가 더 어렵다" 메모리반도체 :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신규 설비투자 축소 계획 TV·전자기기 : '보복소비' 심리 한풀 꺾여·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수
인플레이션, 국제 정세 악화 등으로 올 하반기 국내 대표 산업인 메모리반도체·전자 기기 분야에 비상등이 켜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최대 10%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초 기존보다 3~8%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망치를 더욱 낮춘 점이 주목된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PC 수요가 코로나19 엔데믹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쪼그라들면서 D램 출하량 역시 대폭 줄어드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들었다.
트렌드포스 측은 “하반기 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부 D램 공급 업체가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가격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도 지난해 중반 가격 상승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다 11개월 만에 가격이 내렸다.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인 128Gb 낸드플래시 6월 고정 거래 가격이 지난달보다 3.01% 내린 4.6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이 내리면 반도체 업체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에 메모리반도체 업계는 하반기 짙어지는 불확실성에 경영 전략을 새롭게 짜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메모리 반도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3~5월간 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수 분기에 걸쳐 공급 과잉을 피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공장 설비투자를 줄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 1·2위 회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하반기 수요 감축에 관한 대책을 세웠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실적 전망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엔데믹과 멈출 줄 모르는 세계적 물가 상승 현상은 하반기 TV와 각종 전자기기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영국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올해 세계 TV 출하량을 3월 예상치보다 284만 5000대 하향한 2억 879만 4000대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출하량인 2억 1353만 7000대보다 2.22% 감소한 수치이기도 하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 미국 가트너는 PC·태블릿PC·스마트폰 등 각종 전자기기 출하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트너는 이 기기들의 올해 출하량이 19억 700만 대로 전년(20억 6500만 대) 대비 7.6%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각 업체들이 TV와 전자기기 수요 감소를 예상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 각종 악재가 쉽게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보복 소비’ 심리가 한풀 꺾인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공급망 마비로 상품 가격이 치솟는 추세다.
국내 대표 전자기기 제조사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주력 분야인 스마트폰 2분기 출하량은 6100만 대로 1분기 7300만 대보다 16.43%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LG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7일 올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각국 인플레이션 심화와 수요 감소 영향으로 매출이 지난해 2분기 대비 역성장했다”고 밝혔다.
국내 가전 업체들은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수익이 많이 남는 고가 제품 판매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옴디아는 올해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점유율이 올해 처음으로 40%를 돌파한다고 전망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에도 프리미엄 수요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TV 업체들이 초대형 TV 등 고급 제품 출하를 늘리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 초부터 시작된 '탈 배달앱' 움직임이 물가 상승과 배달비에 대한 피로감 누적으로 인해 지속되는 모양새다. 또 4월부터는 거리두기 해제로 밖에 나가 외식을 즐기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달앱 이용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7일 와이즈앱에 따르면 배달앱 주요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의 지난달 결제 금액은 1조8700만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와이즈앱 조사는 만 20세 이상 우리 국민이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소액결제 등으로 배달 앱에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해 추정한 결과다.
지난달 결제 금액은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인 3월의 2조3500만원과 비교하면 21% 감소한 수준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가 16%, 30대가 23% 줄었고 40대는 22%, 50대 이상은 20% 빠지는 등 전 연령층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탈 배달앱 현상은 배달앱 월간 이용자 수(MAU) 감소로도 드러난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의 지난달 월간 이용자 수는 약 3182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27만명 이상 줄어든 수치이며, 지난 1월의 3623만명과 비교하면 12% 넘게 빠졌다.
특히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쿠팡이츠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약 12만명 감소한 437만6000명으로 2021년 2월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요기요 역시 지난달 MAU가 746만명으로 전월(765만5000명)보다 약 20만명 줄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1993만8000명의 MAU를 기록하며 한 달 전보다 5만명 상승했지만 MAU가 2000만명대로 집계되던 예년보다는 위축된 모습이다.
이는 4월부터 본격화한 거리두기 해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집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하기보다는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해결하는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테이블링, 캐치테이블 등 오프라인 외식 관련앱은 주간이용자수(WAU)가 각각 12.5%, 9.6% 증가했다.
인플레이션도 배달앱 이탈을 부추겼다. 물가 상승으로 음식값 자체가 오른 상황에서 최소주문금액을 채우고 배달비까지 내려면 식비 부담이 가중돼서다. 만약 배달앱이 연내 '포장 주문 중개수수료'까지 유료로 전환해 이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경우 추가적인 앱 이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달업계는 현 상황을 회의적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다. 통상 5~6월은 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데다 거리두기 해제 후 야외활동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는 특수성이 더해졌단 분석이다. 이달부터는 여름 성수기가 본격 시작되는 데다 올해는 유독 장마와 폭염이 심할 것으로 보여 배달 수요가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스피가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하락했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2350.61대비 10.34p (-0.44%) 하락한 2340.27을 기록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1910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881억원, 190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4.84%), 의약품(1.75%), 통신업(1.4%), 전기전자(0.1%)를 제외하고, 운수창고(-2.86%), 섬유의복(-2.56%), 화학(-2.17%), 서비스업(-1.51%), 유통업(-1.45%) 등 다수 업종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준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1.16%), NAVER(-3.41%), LG화학(-3.33%), 삼성SDI(-1.86%), 카카오(-0.7%)가 하락했으며, 이외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전장대비 7000원(1.8%) 상승한 39만5000원으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전장대비 100원(0.17%) 오른 5만8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임승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경계감에 외국인과 기관 동반 매도세로 하락했다"며 "시장은 경기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락 기미)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766.48대비 0.56p(0.07%) 오른 767.04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1530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83억원, 33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업종별로는 일반전기전자(-2.29%), 기타 제조(-1.31%), 비금속(-1.05%), 금융(-0.87%), 운송(-0.66%) 등 13개 업종을 제외하고, 제약(1.95%), 출판,매체복제(1.54%), 음식료,담배(1.47%), 통신서비스(0.93%), 정보기기(0.83%) 등 다수 업종이 오름세로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기준 종목별로는 셀트리온헬스케어(0.28%), HLB(0.5%), 씨젠(5.82%)을 제외하고,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전장대비 4300원(-3.62%) 떨어진 11만4600원으로 두드러진 하락폭을 나타냈으며, 알테오젠은 전장대비 2100원(-3.29%) 밀린 6만1800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3.5원(0.26%) 오른 1303.9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