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용어 이해하기 - 유상증자(4) (Feat. 유상증자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지금까지 유상증자의 개념과 유상증자를 하는 목적, 그리고 신주 배정방식에 따른 유상증자의 종류를 각각 알아보았습니다.

주식 용어 이해하기 - 유상증자(1) (Feat. 유상증자 개념)

 

주식 용어 이해하기 - 유상증자(2) (Feat. 주식발행 초과금, 자본잉여금, 주주의 지분율)

 

주식 용어 이해하기 - 유상증자(3) (Feat. 유상증자 종류)

 

이론적 지식과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결국 가장 궁금한 것은 '유상증자를 하면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것입니다. 유상증자를 하면 주가가 오를 경우 적극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주가가 떨어질 경우 거들떠도 보지 않거나 손절을 하면 되겠습니다. 물론 유상증자를 하면 반드시 오른다 내린다고 극단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일반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한 번 공부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악재'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현재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가 다수이고, 기업의 가치는 그대로인데 신주로 인해 주식 수가 늘어날 경우 기존 주식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주)000의 현재 주가는 10,000원이며, 이 주식이 시장에 1,000주 발행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기업의 가치는 1주 당 주식 가격 x 주식 수인 10,000,000원(10,000원 x 1,000주)이 됩니다. 그런데 유상증자를 통해 8,000원에 500주를 추가로 발행한다고 해 보겠습니다. 

 

일단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10,000원짜리 주식이 8,000원에 발행되었다고 할 경우 할인된 가격(8,000원)에 주식이 거래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현재 가격(10,000원)을 주고 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트에서 1,000원에 판매되는 물건이 마감세일할 때 800원에 판매된다면 그 물건이 정말 필요한 물건이 아닐 경우 마감세일 시간에 맞추어 마트에 가서 물건을 구입하지 굳이 제 값 1,000원 주고 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계산을 해 보아도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가치는 기존 10,000,000원(10,000원 x 1,000주)에 새롭게 유통된 주식의 가치 4,000,000원(8,000원 x 500주)을 더하면 14,000,000원이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인 1,500주(1,000주 + 500주)로 나누면 9,333원(14,000,000원 / 1,500주)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주로 인해 주식 수가 늘어날 경우 기존 주식의 가치는 10,000원에서 9,333원으로 희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자금조달의 목적, 그리고 증자의 방식을 확인하여야 합니다. 단기간에는 기존 주식의 가치가 희석되어 주가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무조건 하락하는 것은 아닐 수 있기에 목적과 방식을 통해 확인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1. 자금조달의 목적에 따른 주가에 미치는 영향

 

앞서 기업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자금이 '왜' 필요한지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충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 매출과 이익이 잘 나는 사업 확장

-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시설, 장비를 증설

- 다른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

- 기존 빚을 갚아 이자비용을 줄이고 기업 신용도를 높이기 위한 자금

- 기업 운영(인건비, 일반적 운영비)에 필요한 자금

 

기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투자자 입장에서는 왜 유상증자를 하면서까지 돈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먼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해당 내용은 유상증자 공시에 나와 있습니다.

헬릭스미스 유상증자 공시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공시

 

자금조달의 목적은 크게 시설자금, 영업양수자금,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기타자금 등이 있습니다. 대충 어떤 뜻인지 짐작은 갈 것 같지만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 시설자금 : 공장을 새로 짓거나 기계장비를 구입하는 등 시설, 장비 확충을 위해 필요한 자금

- 영업양수자금 : 다른 회사의 영업권리를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 운영자금 : 직원 월급, 마케팅 등과 같은 일반적 운영을 위해 필요한 자금

- 채무상환자금 : 회사의 빚을 갚거나 줄이기 위해 필요한 자금

-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데 필요한 자금

- 기타자금 : 위 5가지 외 목적을 위해 필요한 자금

 

일반적으로 시설자금, 영업양수자금, 타법인증권취득자금은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래 사업을 위해 시설, 장비 확충을 위한 시설자금, 다른 회사의 영업권리를 인수하여 영업력이 높아질 경우 매출과 이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영업양수자금, 타법인 증권을 취득하여 타 법인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회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단순 운영자금, 채무상환 자금은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운영에 필요한 단순 운영자금을 해결하지 못해 해결하지 못하거나, 빚을 갚지 못해 회사 재무상태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여 돈 필요하니 유상증자 한다고 하는 것은 '돈이 없으니 돈 좀 주세요.' 라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따라서 단순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헬릭스미스는 조금은 부정적인 영향을, 시설자금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한화솔루션은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증자의 종류(방식)

 

일단 주주배정증자 방식, 일반공모증자 방식,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증자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보통은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A라는 기업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자금이 부족하여 사업을 진행하지 못한다고 할 경우라면 어떨까요? 아마도 A 기업의 잠재력을 본 대기업들이 인수를 시도하거나, A기업의 잠재력에 기반한 투자를 하기 위해 대기업, 증권사, 투자회사 등이 경쟁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굳이 기존 주주들에게, 일반인들에게 "따끈따끈한 우리 회사 새로운 주식 발행해서 싸게 드릴 테니 돈 주고 사 가세요!"라는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기존 주주 또는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를 요청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3자 배정증자 방식은 일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언급한 A기업의 비전과 잠재력에 매력을 느낀 제3자(대기업, 증권사, 투자회사 등)들이 제3자 배정방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3자가 투자자로써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또는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투자받는 기업 또는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해당 방식이 100%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유상증자는 주가에 악재이다'라고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유상증자를 하려는 기업이 어떤 목적으로 유증(유상증자)을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판단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