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화정아이파크를 주거층만 철거하려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주예정자의 거센 반발에 물러섰다. 재시공에 앞서 상가·주거층 현존 구조물을 전면 철거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일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공사현장에서 입주예정자와 만나 현존 건축물 8개동 상가층(지상 1~3층)을 포함한 지상층을 모두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남아있는 구조물을 전면 철거, 해체·시공 설계 전면 검토를 요구한 입주예정자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먼저 HDC는 최근 부분 해체로 빚어진 논란에 대해 입주예정자 대표단에 공식 사과했다. 해체 범위 결정 과정에서 입주예정자에 충분한 설명,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입주예정자들과는 해체범위 확대와 이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이 불가피한 만큼 향후 동별 해체 범위, 해체 방식 등 세부 공사 내용과 입주 시점 단축 방안 등은 수시 협의키로 했다. 모든 협의 과정은 문서화하고 입주예정자 동의 절차 등도 입주예정자 대표단과 협의하겠다고 HDC현산 측은 밝혔다.
앞서 HDC현산은 붕괴 사고 4개월여 만에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롭게 짓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철거·재시공 계획 검토와 관련 인허가 절차를 거치면서 HDC현산은 지하주차장과 지상 1~3층(상가·근린생활시설) 등 일부 구조물은 그대로 놔두고 지상 주거층만 철거키로 했다.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현재 입주예정자들은 ‘철거 계획 관련 협의 과정에서 정확한 철거 범위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소통이 없었다’며 크게 반발했다. HDC 관계자는 “8개동 전면 철거 발표 취지와 신뢰 회복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입주예정자 대표단과 정기적으로 만나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HDC는 붕괴 사고 549일 만인 지난달 14일부터 철거·재시공 첫 공정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101동 건물 최상층부터 시범 해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의 업무·상업용 부동산 거래 건수가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거래량이 4월과 비교해 반등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2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기업 '알스퀘어'가 국토교통부의 서울 업무·상업용 부동산 실거래가 자료(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거래 건수는 128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148건 대비 13.5% 줄었다.
매매는 100억원 미만인 이른바 '꼬마빌딩'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졌다. '꼬마빌딩' 거래는 105건으로 6월 전체 매매 가운데 82%를 차지했다. 꼬마빌딩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곳은 서울 강남구다.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종로구(10건), 중구(10건)가 뒤를 이었다.
거래금액 기준으로는 서초구 방배동에서 이뤄진 1474억원 규모 거래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 초동의 1381억원 거래가 뒤를 이었다. 1000억원 이상 거래는 이 두 건뿐이다. 알스퀘어는 "1000억원대 대형 거래가 두 건에 그친 것은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로 기관투자자 중심의 대형 빌딩 거래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6월 거래금액은 1조916억원으로 전월 대비 24.7% 증가했다. 다만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3.5%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업무·상업용 부동산 월간 평균 거래액이 2조4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지만 올해 상반기는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컨설팅팀 이사는 "도심권역(CBD)의 콘코디언빌딩과 동화빌딩, 한국은행 소공별관 등 표류하던 대형 매물의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2분기 거래 규모는 평년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좋지 않은 투자 환경에도 안정성 측면에서 투자가치가 높은 1만평(3만3000㎡) 이상 대형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경원선 복선전철 등 하반기 개통 GTX-A 등 광역철도사업도 순항 올 철도건설에 2조7380억 투입 철도공단 "수도권 교통난 해소"
올 하반기부터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철도 사업이 순차적으로 개통하는 등 철도망 구축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주요 거점을 30분내 연결하는 광역 철도 건설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지역간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수도권 도심과 주요 거점을 촘촘히 연결하기 위해 23개 철도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는 26조1743억원에 달한다.
이중 올해 수도권 철도 건설에 2조7380억원이 투입된다. 올 하반기부터 주요 철도 노선은 순차적으로 개통된다.
올해 말에는 경원선 복선전철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은 경기 동두천시 동두천역에서 연천군 연천역까지 20.9㎞ 구간을 복선 전제 단선전철을 신설한다. 복선 전제 단선전철은 향후 복선전철을 감안해 용지는 복선으로 조성하고 궤도, 전력, 신호시스템은 단선으로 하는 철도 건설 방식이다. 총 사업비는 4923억원 규모다. 2014년 착공해 현재 공정률은 91.8%다. 지난 5월부터 종합시험운행(시설물 검증시험)을 시작한 바 있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수도권 전철(1호선) 을 통해 동두천에서 연천까지 이동시간이 30분(통근열차)에서 17분(수도권 전철)으로 약 13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달 1일 개통한 서해선 대곡~소사선의 전동열차가 경의선 일산역까지 연장 운행(6.8㎞)하기 위한 시설물 설치 공사는 막바지에 달하고 있다. 이달 말 개통 예정이다. 일산역까지 연장 운행되면 고양 일산 주민들의 김포공항, 인천, 부천, 시흥 등 수도권 서부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은 고양시 대곡역과 서울 김포공항, 부천시 소사역을 잇는다. 총 연장 18.3㎞다.
수도권 주요 거점을 30분 내 연결하는 3개 광역철도 건설사업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사업은 재정사업으로, 신안산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사업(경기 파주~서울 삼성동)은 민자사업으로 추진된다.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사업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과 경기도 성남·용인·화성시를 연결한다. 올해 초부터 궤도와 시스템 분야 착공에 돌입했으며, 내년 2024년 상반기 개통이 목표다.
신안산선 복선전철은 수도권 남서부와 서울 도심부를 직결하는 X자형 광역전철망 구축을 위해 경기도 안산과 시흥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44.9㎞를 복선으로 건설 중이다.
GTX-A 사업은 A·B·C노선 중 가장 빨리 착공했으며, A(파주 운정~서울역) 노선은 내년 하반기 개통 목표다. 개통 후 파주 운정~서울역 20분, 킨텍스~서울역 16분, 동탄~삼성역 22분 등으로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GTX-B(인천 송도~남양주 마석) 노선은 내년 상반기에 전 구간(민자·재정사업)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GTX-C(양주 덕정~수원) 노선은 8월 중 우선협상대상자와 실시협약 체결 후 올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아울러 수도권 고속 및 일반철도 사업으로 인천발 KTX 등 총 8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올해 사업비는 8663억원이 투입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수준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로 낮췄다.피치는 앞으로 3년 간 예상되는 미국 정부 재정 악화와 채무 부담 증가를 이유로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미 의회가 2025년 1월까지 부채 한도를 유예하기로 초당적으로 합의했지만 재정 및 부채 문제를 포함해 지난 20년간 지배구조 기준이 꾸준히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지난 5월 부채한도 협상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을 코앞에 둘 때까지 진전되지 않자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 관찰대상(RWN·Rating Watch Negative)’으로 낮추며 경고를 날린 바 있다. 피치는 등급 강등과 함께 침체 가능성도 제기했다. 피치는 올해 연방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6.3%로 지난해(3.7%)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치의 이번 조치는 미 국채의 신용도 하락과 이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 증가로 이어져 금리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미 국채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을 흔드는 불안요인이다. 이날 피치 발표 직후 달러화는 유로 및 엔화 대비 하락했으며 미 국채 선물은 급등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12년 만이다. 현재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무디스만이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수준(Aaa)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무디스 역시 지난 5월 부채한도 협상이 비관적일 경우 디폴트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한만큼 금융시장 혼랄은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이번 강등 조치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를 자극해 미 국채 매력을 높일 수도 있다. ANZ은행의 데이비드 크로이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 “(이번 강등이) 시장의 불안과 위험회피 움직임을 부채질한다면 안전한 피난처인 미 국채와 달러 매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정부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번 신용등급 하향에 대해 “자의적이고 이미 다 지나간 데이터에 기초한 것”이라며 “강하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주요국 경제 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미국이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이 시점에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것은 현실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2일 방기선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기재부내 금융·외환·채권시장 담당부서가 참여하는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각별히 경계하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방 차관은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지난 ‘201년 S&P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시 보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향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심화되며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관계기관간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아시아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0원 넘게 올라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를 자극하고 시장 불안감을 높여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자 전날 연고점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금융투자 업계는 당분간 신흥국 통화를 중심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져 코스피 등 아시아 증시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일 50.6포인트(1.9%) 내린 2616.47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코스피는 2668.21까지 치솟으면서 연고점을 갈아치웠지만 하루 만에 분위기가 정반대로 바뀌었다. 코스닥도 에코프로(086520) 등 2차전지주들이 급락하면서 3.2% 떨어진 909.7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840억 원어치를, 코스닥에서는 3268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장 마감 직전 현물 시장에서 매도 폭을 줄였지만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2조 3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방 압력을 극대화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원 오른 1298.5원에 마감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일본·중국 등 아시아 증시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유탄을 피하지 못했다. 닛케이225지수가 전날보다 2.3% 내린 3만 2707.69에 거래를 마쳤고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한때 2.53%나 떨어졌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 이상 하락세를 기록했다. 대만 자취엔지수 역시 1.85%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금융투자 업계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가 당분간 신흥국 통화의 약세를 부추기면서 시장 불안에 따른 위험자산 축소 성향에 힘을 실어 코스피 등에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미 간 금리 역전, 중국 경기 부진 등으로 가뜩이나 하방 압력을 받아온 원화 가치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약세와 연동돼 지난달 18일(1260.4원) 저점 이후 한동안 보합세를 보이다 이달 1~2일 이틀 만에 23.9원이나 올랐다.
김정윤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는 최근 아시아 등 신흥국 증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황에서 외국인에 단기 차익 실현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당분간 신흥국 환율 변동성이 높을 수밖에 없어 지수의 하향 조정 압력은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