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3 규제완화 후 시세가 오르며 '집값 바닥론'의 근거가 됐던 서울 강남 4구 일대 아파트 단지들의 가격이 다시 떨어졌다. 규제완화에 힘입어 호가를 올리려는 집주인들과 급매를 잡으려는 수요자들 사이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양상이다.
14일 뉴시스와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은 지난 12일 16억5500만원(2층)에 실거래가 체결됐다. 해당 평형은 지난 1월 15억8000만원(2층)까지 실거래가가 떨어졌다가 지난달 다시 최고 18억9000만원(28층)에 팔리면서 집값 바닥론을 이끌고 왔던 단지다. 그러나 다시 16억원대 실거래가 신고되면서 현장에서는 집값이 반등할지, 더 떨어질지 혼란스럽다는 매수 대기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송파구 일대 아파트 매수를 희망하고 있는 A씨는 "뉴스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고 하는데 직접 부동산을 다녀와 보니 실제로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매물도 있었다"며 "헬리오시티 매물을 주의 깊게 보고 있는데 네이버 매물과 실제 매물은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 부동산에는 13일 기준 같은 평형 매물이 16억9000만원부터 18억9000만원까지 다양하게 올라와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많은 집주인들이 급매물 소진 후 다시 매물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근 A 공인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6억5500만원 매물은 2층이어서 낮은 가격에 거래가 됐다"며 "현재 33평 최저가 매물은 3층에 17억2000만원 정도 있고 나머지는 집주인들이 모두 18억원 이상으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단지 전용 59㎡ 역시 지난해 12월 12억6500만원(2층)에서 지난달 17일 15억9000만원(10층)으로 다시 반등하는 듯 했으나 최근 다시 15억원 밑으로 시세가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A 부동산 관계자는 "같은 단지 59㎡ 평형은 1층 매물이 14억8000만원에 올라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 외에도 송파구 ‘대장 단지’ 중 한 곳인 '파크리오' 전용 59㎡는 지난 1월 14억2000만원(7층)에서 15억5500만원(21층)까지 반등했다가 지난달 14억7000만원(14층)으로 다시 떨어졌다. 같은달 28일에는 10억원(6층)에 직거래도 신고됐다.
또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 1월 12억2500만원(1층)에서 지난달 초 16억원(23층)까지 실거래가가 올랐다가 지난 2일 12억8400만원(12층)으로 다시 가격이 꺾였고, 인근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전용 59㎡는 작년 11월 9억2500만원(4층)에서 지난 1월 9억6000만원(11층)까지 올랐다가 다시 지난달 28일 9억원(1층)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일각에서 바닥론까지 제기됐으나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24일 -0.08%에서 지난 3일 -0.03%로 하락폭이 축소됐다가 지난 10일 기준 다시 -0.07%로 1주일 만에 다시 낙폭을 키웠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대치동 ‘선경’ 1·2차, ‘래미안 대치 팰리스’ 1단지, 역삼동 ‘역삼 래미안’ 등 대단지의 시세가 2500만~5000만원씩 떨어지면서 -0.18%의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노원(-0.15%) ▲구로(-0.14%) ▲관악(-0.08%) ▲송파(-0.08%) ▲강북(-0.07%) ▲서대문(-0.07%)이 뒤를 이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 소진 후 매도 호가를 올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거래가 다시 주춤해졌다"며 "올해 들어 저점 대비 소폭 오른 가격에 계약된 사례가 나타났지만, 여전히 집값이 높다는 인식이 우세한 만큼 급매물 거래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 연구원은 "규제 완화에 따른 시장 회복 기대감과 경기 둔화 등으로 추가 하락 우려가 맞서면서 아파트값 하락폭 축소와 확대가 반복되고 있다"며 "급매물 소진 후 국지적으로 가격이 ‘반짝’ 오르면 거래가 다시 주춤해지는 양상이 지속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한동안 박스권 내 하락 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관련 기업이 위치한 산업단지 용적률을 1.4배 올려준다. 공공임대주택은 의무임대기간과 유형에 관계없이 용적률을 1.2배까지 완화한다.
14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향후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이 있는 산업단지의 용적률은 법령상 수준보다 최대 1.4배 상향된다. 일반공업지역의 경우 최대 350%이던 용적률이 490%까지 완화된다.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신청하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용적률 상향 계획을 수립해 국토부 산업입지정책심의회 심의를 거쳐 용적률 완화 혜택을 적용받게 된다. 기존 용지에 생산시설을 증설하거나 인근 용지에 공장을 신설하는 게 가능해져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수요가 증가할 때 신속하게 생산시설을 확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의 경우 생산시설 1곳당 1000여 명의 인력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1년만에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3㎡ 당 평균 분양가는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어섰다.
14일 부동산R114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474만원으로, 전년(2798만원) 대비 24.2%(676만원) 상승했다. 상승률은 2018년(29.8%), 2012년(25.4%)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다. 2021년(5.7%), 2020년(1.3%), 2019년(-6.8%) 등 최근 몇 년과 비교해도 상승폭이 크다.
이같은 분양가 상승은 서울의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11.2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상승세도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분양가는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비가 더해져 결정된다.
원자재값 인상에 따라 기본형 건축비도 상승했다. 국토교통부는 기존 1년에 2번 산정하던 ‘기본형 건축비’(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기준)를 지난해 이례적으로 세 차례 걸쳐 올렸고 올해 2월에도 지난해 9월 대비 2.05% 추가 인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번 상승한 분양가를 낮추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1.3대책을 내놓으면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이 분양가상한제에서 해제됐고, 고금리 기조 유지, 원자재값 인상 등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위치, 주변 시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은 여전히 분양 수요가 많기 때문에 한번 상승한 분양가가 쉽게 낮아지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분양가가 터무니없이 높을 경우 ‘미분양 부메랑’을 맞을 수도 있어 마냥 올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정부 1.3대책으로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에서 해제됐음에도 지난해 분양가상한제를 기준으로 정한 분양가(3.3㎡당 3411만원)를 그대로 유지하기도 했다.
더피알 관계자는 “이미 건설자재비는 높아질 대로 높아진 데다 분양가상한제 완화, 기본형 건축비 인상 등으로 분양가 인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여파가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 일본 등에서도 은행주 폭락이 이어지면서 13일과 14일 이틀간 전 세계 금융 주식 시가총액이 600조원 넘게 증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과 신흥국 금융주 지수에 포함된 주식의 시가총액이 13일(현지 시각) 이후 4650억달러(609조원) 감소했다. 태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다.
14일 아시아 증시는 동반 급락했다. 코스피(-2.56%)와 코스닥(-3.91%)은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은 2.19% 하락했다. 미쓰비시UFJ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8.6%, 7.6% 급락했다. 홍콩 항셍지수(-2.2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72%) 등 중화권 증시도 하락했다.
시장은 급등락을 거듭했다. 안전자산 선호가 커져 미국 국채 가격이 뛰면서 국채 금리가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57%포인트 하락해 연 4.03%를 기록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36년 만의 최대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6%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1월(6.4%)보다 낮아지면서 8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어 오는 22일(현지 시각)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 0.25%포인트 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비트코인이 루나 사태 여파로 큰 하락을 기록했던 지난해 6월 13일 이후 275일 만에 3400만원을 탈환했다. 14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긴축 완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해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대체 자산으로서 가치를 주목받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이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전통 금융권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 만큼 SVB 사태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다.
14일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3400만원 선에 거래 중이다. 지난 10일 비트코인이 SVB 뱅크런 영향으로 2670만원 선까지 급락했던 데 비해 크게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시장 악재가 해소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0일부터 개당 1달러 고정이 깨지면서 가상자산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했던 스테이블코인 'USDC'가 가격을 회복한 게 시작이었다. 시가총액 4위 수준의 가상자산인 USDC는 고객이 담보로 1달러를 맡기면 1USDC를 발행해준다. USDC 발행사인 서클은 SVB에 4조원가량의 돈을 예치했는데 이를 되찾지 못하면 USDC를 보유한 고객들은 현금으로 상환 받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SVB의 모든 고객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을 밝히면서 USDC는 가격을 회복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잇단 지역 은행 파산을 계기로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원동력이 됐다.
대체 금융자산으로서 비트코인에 대한 믿음이 이번 상승을 주도한다는 의견도 있다. 가상자산 전문업체 펀드스트랫의 디지털 자산 전략 책임자인 숀 패럴은 "중앙은행의 취약성과 비트코인을 믿는 투자 집단이 이번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자오창펑 바이낸스 대표가 약 1조원을 투입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BNB코인을 구매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오창펑 대표는 최근 은행과 스테이블코인 사건 등으로 인해 보유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전통 금융 관련 자산보다 비트코인이 더 믿을 만하다는 얘기다.
다만 가상자산 거래소에 입금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늘어 단기 상승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내 비트코인 보유량은 지난 12일 대비 3만개(9000억원 규모) 늘어났다. 가상자산 거래소 내에 비트코인이 늘어날수록 매도 압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