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출·세제·청약·전매제한·실거주 의무 등 부동산 전 분야에 걸친 규제를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완화한다.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침체가 실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먼저 부동산 규제지역을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만 빼고 전면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규제지역을 전임 정부 이전 수준으로 환원한 것이다.
규제지역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건 2017년 8·2대책을 통해서다. 이때 2002년 이후 15년 만에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였고 강남 3구 등 11개구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번에 수도권이 규제지역에서 대거 해제되면서 대출, 세제, 청약, 거래 등 집을 사고파는 모든 과정에 대한 규제가 풀리게 됐다.
정부는 규제지역 해제와 함께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도 축소했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 민간 주택에는 5∼10년의 전매제한과 2∼3년의 실거주 의무를 뒀다. 그러나 이번 대상 지역 해제로 강남3구·용산 73개동만 남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서울 내 분양 단지는 전매제한 기간이 최대 10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고 실거주 의무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규제지역과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도 전매제한을 완화하고, 실거주 의무는 아예 폐지한다. 전매제한 기간을 수도권 규제지역은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비수도권은 4년에서 1년으로 축소한다. 전매제한 완화는 시행령, 실거주 의무는 법을 바꿔야 하는 사안인데 정부는 전매제한·실거주 의무가 남았더라도 소급 적용해 완화된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이 본격 닻을 올린다. 현재 9호선 종점인 중앙보훈병원역부터 고덕강일1지구까지 연결하는 4.1㎞ 구간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본격 나선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도시철도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이 지난달 29일 최종 승인돼 이달 본공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도시철도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은 9호선 종점역인 중앙보훈병원역 종점에서 시작해 길동생태공원 앞 교차로, 한영외고, 고덕역(5호선 환승)을 거쳐 고덕강일1지구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총연장 4.1㎞에 정거장 4곳이 들어선다.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로 추진된 9호선 4단계 사업은 지난 2021년 8월에 2공구, 2021년 12월에 1, 3공구의 우선 시공분 공사에 착수해 보도육교 철거, 지장물 이설 협의, 도로 점용허가 등 본공사 착공을 준비 중이다. 이번 사업계획 승인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게 됐다.
도시철도 9호선은 2009년 1단계, 2015년 2단계, 2018년 3단계 구간이 개통해 현재 개화역∼신논현∼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역 41.4㎞ 구간을 운행 중이다. 2028년 4단계 구간이 연장되면 서울 한강 이남을 동∼서로 잇는 총연장 45.5㎞, 정거장 42개소의 '골드라인'이 완성된다.
김성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연장 개통 시 강동 지역에서 강남·여의도 방향 접근성이 향상돼 지역 주민들의 교통 불편이 해소되고, 서울 강동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금리가 빨리 상승하면서 대출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주택구입부담지수가 4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으로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구입 부담이 가중된다는 의미다. 가구소득의 약 25%가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쓰일 때 주택구입부담지수가 100으로 산출된다.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1년 4분기(83.5) 처음으로 80을 넘기며 직전 최고치(2008년 2분기 76.2)를 넘어섰는데 이후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총 4개 분기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3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214.6으로 2분기(204.0) 대비 10.6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중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면 소득의 54%를 주담대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는 뜻이다. 통상 서울은 130~140(소득 대비 주담대 상환 비중 33~35%) 선이 주택구매가 가능한 적정 수준으로 평가된다.
서울에 이어 세종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지난해 3분기 134.6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이어 경기(120.5), 인천(98.9), 제주(90.9), 부산(88.1)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상환 부담이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아파트값은 4.79% 내렸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3.25%로 2.75%포인트 올렸고,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는 같은 기간 2.88%에서 4.74%로 상승했다.
국내 증시가 2거래일 연속 변동성 높은 장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2200선이 붕괴된 후 소폭 회복했지만 이틀 연속 약세를 면치 못했고 코스닥지수는 상승 반전으로 마쳤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99p(0.31%) 내린 2218.68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5.31p(0.24%) 오른 2230.98에 개장한 뒤 우하향하면서 장중 2200선이 붕괴된 후 한때 2180.67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200선을 하회한 건 지난해 10월 17일(2177.66) 이후 두 달 여만에 처음이다.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 속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지수가 요동친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정부의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확대 발표 등으로 인해 방어에 나서며 낙폭을 줄이며 2200선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하락 출발 후 V자형으로 반등하며 낙폭을 만회했다”면서 “장 초반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출회가 지속되며 불안한 수급 환경 속에 약세폭이 확대됐지만 반도체 업종 세액공제폭 확대 발표와 중국 증시 상승 전환에 힘입어 낙폭을 축소하고 보합권까지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347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739억원, 404억원을 순매수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기아(1.46%), 현대차(1.27%), 삼성SDI(0.50%) 등 3개 종목이 상승 마감하면서 대형주 전반이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반면 이날 소폭 하락한 삼성전자(0.18%)와 SK하이닉스(0.13%) 등 대형 반도체주는 장 초반과 비교해 낙폭이 줄었다. 정부가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업계에 대한 시설 투자 세액 공제율이 상향된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이외에도 스튜디오드래곤(1.79%) 등 미디어 콘텐츠 업종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웹소설·웹툰 기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미디어의 흥행 성공에 따라 실적 개선과 신규 이용자 증가 기대감이 확대됐다. 최근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조에 따른 수혜 가능성도 반영됐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44p(0.51%) 오른 674.9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장중 1.6%가량 떨어졌지만 상승 전환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약주와 리오프닝(경기 재개) 업종 등 한국 기업 중 관련 종목들 주가가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3일 지사제(설사 완화 약)를 만드는 동성제약 주가는 큰 등락폭을 보였다. 이날 한때 22.99% 급등한 동성제약은 이내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후 1.49% 하락한 6600원을 기록했다. 장중 주가가 16.18% 치솟은 신일제약도 1.51% 하락한 가격에 마감했다.
지사제 회사 주가가 출렁인 건 중국에서 전파되는 코로나19 신종 변이가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는 소문이 퍼진 영향이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XBB변이가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다는 글이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이후 게시물이 퍼지자 지사제를 사재기하려는 수요가 급증했고 가격도 폭등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소문이 확산되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바이러스는 설사를 유발한다며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제약주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중국 내 감기약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2거래일간 46.5% 주가가 폭등한 경남제약은 이날 9.34% 하락한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영진약품도 8.06% 내렸다. 중국 보따리상들이 한국에서 감기약을 대량으로 사재기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내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시적인 테마에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해제로 기대감을 키웠던 화장품 관련주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 주가는 1.67%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도 1.46% 내렸다.
중국인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로 투자 심리가 악화됐던 여행 관련주는 반등에 나섰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날 한때 2.58%까지 내렸지만 곧바로 낙폭을 만회하며 1.85% 상승 마감했다. 중국인 입국자 확대 여부가 국내 여행 업종 실적에 결정적인 변수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오히려 단기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효과가 미미했던 작년에도 국내 카지노 업체들의 매출과 주가는 반등했다"며 "코로나19 변이 확산으로 중국인 입국자를 규제한다고 하더라도 반등 추세를 무너뜨릴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주가가 곧장 반등했다. 이날 장중 한때 4.51% 급락한 티웨이항공은 상승 전환하며 종가 기준 4.1% 올랐다. 제주항공(0.68%), 진에어(3.12%) 등도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