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도 수억원씩 급락하며 부동산 한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과 대출규제 완화에 이어 부동산 전 분야에 걸친 규제를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돌려놨지만, 강남3구와 용산구는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묶어놔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에 이어 강남·서초 등 대장주 아파트의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시가총액 1위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3일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021년 9월 거래된 최고가 23억8000만원 대비 7억3000만원(30.7%) 하락한 금액이다. 매물은 16억원까지 내려와 있다.
재건축 상징으로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 76㎡는 지난달 3일 18억5000만원에 팔려, 2021년 11월 최고가(26억3500만원) 대비 7억8000만원(29.7%) 급락했다. 압구정동 미성 2차 140㎡도 지난달 40억원에 거래됐다. 8개월 전 기록한 신고가 47억원보다 7억원(14.9%) 떨어진 가격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는 지난해 5월 39억원에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현재 매물은 10억원 빠진 29억원에 올라와 있다. 인근 래미안원베일리 84㎡ 입주권도 지난해 3월 38억7407만원에서 11월 30억340만원으로 손바뀜했다.
고가 아파트 하락세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12월 ‘KB선도아파트50’ 지수는 전달 대비 2.58% 하락했다. 이는 전달(-3.14%)에 이어 해당 지수 집계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이 지수는 지난 7월 -0.24%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한 이후 올 하반기에만 9.55% 떨어졌다. 특히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4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대장주 아파트의 하락폭이 두 배가량 더 큰 셈이다. KB선도아파트 지수는 전국 아파트단지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나타낸 지수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대거 완화하고 있는 만큼 유주택자들은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3대책’ 언제 시행? 분양가상한 등 대부분 5일 해제 특공 분양가 상한 폐지는 2월 전매제한은 시행령 개정 사안 국토부 3월 중 개정 완료 시행
4일 국토교통부는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택 매매거래가 급감하고 서울·수도권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시장침체를 막기 위해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연초부터 부동산 규제를 대거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거주 의무의 경우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야당의 반대가 있을 경우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규제지역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해제는 당장 5일부터 시행된다. 관보 게재가 완료되는 5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 세제, 청약, 거래 등 집을 사고파는 전 과정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다주택자 중과세가 사라지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한도가 늘어나며 청약 재당첨 기한도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든다.분양가상한제 해제 지역도 5∼10년의 전매제한 규제와 2∼3년의 실거주 의무 등에서 벗어난다. 국토부는 지난 2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지정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해제했다.
규제지역에 적용하는 전매제한의 경우 오는 3월부터 시행된다. 시행령 개정 사안으로 국토부는 3월 중 개정을 완료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수도권에서 최대 10년인 전매제한 기간은 3년으로, 비수도권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축소된다. 수도권의 경우 공공택지(분양가상한제 적용) 및 규제지역은 3년,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된다. 비수도권 공공택지(분양가상한제 적용)는 1년, 광역시 도시지역은 6개월로 완화하고 그 외 지역은 폐지한다.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 폐지는 주택법 개정이 필요하다.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약하고, 수요가 많은 신축 아파트 임대 공급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폐지를 결정했지만 야당이 반대할 경우 시행이 늦춰질 수도 있다. 실거주 의무는 공공택지의 경우 실거주 의무기간이 최대 5년, 민간택지는 3년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중도금대출 보증 분양가 기준(현행 12억 원) 폐지(1분기)나, 특별공급 배정 분양가 상한 기준(현행 투기과열지구 9억 원) 폐지(2월), 청약 당첨된 1주택자에게 부과되는 기존주택 처분 의무 폐지(상반기), 무순위 청약에 유주택자도 신청 허용(2월) 등의 규제 완화는 국토부가 예상하는 시점에 시행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1년 전과 비교해 8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청약 인기는 서울과 그 외 지역의 편차가 극심했다.
4일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12월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9대 1로 2021년 12월(15.2대 1)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지역별로 보면 지난달 서울은 42.5대 1로 작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부산(53.8대 1)도 쟁쟁한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1.5대 1), 강원(4.5대 1) 등도 경쟁률이 1을 웃돌면서 선방했다.
다만 서울, 부산, 경기, 강원 등 4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는 작년 12월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이 1대 1을 채 넘지 못했다.
인천은 0.3대 1을 기록했고, 대전과 울산도 각각 0.1대 1과 0.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청약 미달률도 1년 새 2배 가까이 뛰었다.
작년 12월 전국 1순위 청약 미달률은 53.9%로 전년 동월(28.2%)보다 급등했다. 청약 미달률은 제주와 전북이 100%로 가장 높았고, 대전(89.2%), 충남(83.2%), 충북과 인천(81.8%)이 뒤이었다.
반면 서울의 청약 미달률은 작년 8월 4.8%를 기록한 것이 최고치로, 12월에도 0%를 기록했다. 지난달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낸 단지는 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강동구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였다. 이 단지는 주변 단지 시세보다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로 나왔다고 평가받은 곳이기도 하다.
2위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 '남천자이'(53.8대 1), 3위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19.4대 1) 등이었다.
청약 최저 당첨 가점도 강동헤리티지자이가 64점으로 가장 높았고, 마포더클래시는 51.6점이었다.
수요자 입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입지를 갖추지 못하거나 분양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단지들은 대체로 부진한 청약 결과를 거뒀다.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빌라드아르떼제주'와 전북 부안군 줄포면 '부안줄포블레스'는 100% 청약이 미달됐다. 인천 중구 운남동 '영종오션파크모아엘가그랑데'는 93.4%의 청약 미달률을 기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상향, 중국 리오프닝으로 IT 재고 조정 기대감, 가파른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가 공급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반도체주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3일 반도체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올리는 ‘반도체 투자 세제 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국가전략기술의 당기(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기준 현재 8%에서 15%로 상향하고, 중소기업은 기존 16%에서 25%까지 상향하는 내용이다.
앞서 정부는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한 해 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10%까지 높이기로 했는데, 이를 적용하면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35%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외국계 증권사 씨티증권이 보고서에서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가 공급을 축소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도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더라도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반도체 업종 ‘치킨게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반도체 대형주들이 상승을 주도하며 이날 코스피는 5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7.30포인트(1.68%) 오른 2255.98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72포인트(1.29%) 오른 683.67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