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무주택자나 1주택자에게는 투기·투기과열지구에도 LTV를 50%까지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비규제지역의 경우 LTV 70%, 규제 지역은 20~50%가 적용되고 있다. LTV는 담보 대비 대출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또한 김 위원장은 "15억원이 넘는 (주택에도) 주담대를 허용하겠다"면서 "규제 완화를 할 건 하고 안정을 위해 지원할 것은 국토부와 협의해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투기·투기과열 지구의 15억원 초과 아파트에는 주담대가 금지돼있다.
아울러 금리 상승기에 대출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안심전환대출 지원 자격도 완화된다.
김 위원장은 "금리가 오르고 있어 안심전환대출 자격 요건을 완화한다"면서 "주택 가격을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부부 합산 소득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출 한도를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확대해 주거 관련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택 실수요자의 자금 마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분양가 12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도 허용된다. 정부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분양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제한해왔다.
투기과열지구(39곳)와 조정대상지역(60곳) 해제도 다음달 추진된다. 앞서 지난 9월 조정대상지역 101곳 중 41곳, 투기과열지구 43곳 중 4곳을 해제한 바 있다. 현재 투기지역은 서울 15곳, 투기과열지구는 서울·경기 등 39곳, 조정대상지역은 60곳이다.
아울러 투기과열지구 내 청약당첨자의 기존주택 처분 기한은 2년으로 연장한다. 지금은 기존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는 입주 가능일 이후 6개월 내로 집을 팔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주택거래 시장이 극도로 침체되며 단기간 내 주택 매도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서울 아파트 가격이 10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22주 연속 하락하며 하락폭도 키우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8% 하락했다. 지난주 0.27% 하락한 이래 낙폭이 커졌다. 2012년 6월 11일 0.36% 떨어진 이래 10년 4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5월 마지막주 이래 2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역별로는 송파구가 0.43% 하락하며 서울 25개구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주(0.38%) 대비 낙폭이 확대됐다. 0.61% 하락한 2012년 7월 둘째 주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는 잠실·가락·장지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거래가 발생하며 하락폭이 커졌다. 이외에도 강남권 지역에선 강동구(―0.35%)에서 암사·천호·둔촌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강북 지역의 경우 창·방학동 구축 위주로 하락한 도봉구(―0.40%), 길음·돈암동 위주로 떨어진 성북구(―0.38%) 등이 주로 내림세였다. ‘영끌’ 거래가 많았던 노원구(―0.36%)는 공릉·상계·중계동 위주로, 은평구(―0.35%)는 진관·녹번·응암동 위주로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경기 지역은 매물 적체가 진행되는 성남 중원구(―0.60%)와 더불어 동탄신도시가 있는 화성시(―0.59%), 운정신도시의 파주시(―0.56%) 등이 하락했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0.35% 하락하며 0.39% 하락한 이전주보다는 하락폭이 줄었다.인천 지역은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0.62%), 검단신도시의 서구(―0.59%) 등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지며 0.48% 하락했다. 0.41% 하락한 전주보다 하락폭이 0.07% 포인트 커졌다.
전세 가격 역시 전반적인 하락세였다. 서울 지역은 0.32% 떨어지며 0.30% 하락한 이전주에 비해 하락폭을 키웠다. 강북구(―0.52%), 성북구(―0.50%), 송파구(―0.50%) 등에서 큰 하락을 기록했다.
경기 지역도 경기 지역은 0.04% 상승한 이천시를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운정신도시 매물 적체가 지속되는 파주시(―0.88%), 금광·중앙동 위주로 입주예정 물량이 있는 성남 중원구(―0.86%)에서 하락세가 지속됐다. 지난주 0.41% 하락한 인천 지역도 매물 적체가 심해지며 0.54%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거라는 예상 속에 급매 위주로 거래가 성사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청약 후 본계약을 포기하는 당첨자가 늘면서 ‘줍줍’(무순위 청약) 물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때 ‘로또 줍줍’으로 주목받았던 무순위 청약조차 수요자로부터 외면받는 모습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10월 25일 기준)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을 받은 아파트 가구수는 7265가구(중복 포함)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028가구)의 3.58배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전국 단위로 보면 같은 기간 8392가구에서 1만3936가구로 66% 증가했다. 지방은 지난해 6364가구에서 올해 6671가구로 늘어났다.
1·2순위 공급을 마감한 다른 단지들의 무순위 청약도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 파밀리에Ⅰ’은 지난 8월 무순위 청약 53가구 모집에 단 4가구만 신청했다. 올해 6월 분양 당시 평균 8.07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곳이다. 경기 화성시 ‘화성 봉담자이 라젠느’는 지난달 무순위 청약으로 128가구를 모집했지만 30건만 접수됐다. 8월 분양 당시 경쟁률 4.8 대 1로 1순위가 마감된 단지다.
무순위 청약을 포함해 일반분양에 당첨된 뒤 계약을 포기할 경우 10년간 재당첨이 제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데는 금리 부담뿐 아니라 가파른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분양 아파트의 매력이 반감됐기 때문이다. 인덕원자이의 경우 분양가 산정 때는 전용 59㎡ 기준 주변의 기존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한 편이었으나 실계약 당시에는 오히려 비싸진 게 대규모 계약 포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는 데다 주택 매매가 하락으로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당분간 청약 수요가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관광개발, 일본 관광객 회복 특수 소외 파라다이스, 전환사채 오버행 우려 강원랜드, 15일 영업정지 처분 위기
국내 카지노 관련주들의 주가가 동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무비자 정책이 완전 허용되면서 일본 단체 관광객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주가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롯데관광개발의 주가는 17.6% 떨어졌다. 전날(26일)에는 장중 868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주가가 800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20년 4월3일(종가 8610원)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다른 국내 카지노 관련주의 주가도 하락세다. 파라다이스(-8.8%), 강원랜드(-3.4%), GKL(-2.7%) 등이 이달 들어 약세를 보였다.
앞서 일본 정부는 11일부터 한국을 대상으로 무비자(사증 면제) 일본 입국을 다시 허용했다.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재개하는 것은 약 2년 7개월 만이다.
일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일본 단체 관광객 유입으로 카지노 관련주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매출에서 일본 비중이 높은 파라다이스의 경우 이미 3분기 실적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파라다이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98억원, 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41%, 385.42%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개별 기업마다 맞닥뜨린 위험 요인이 있어 주가를 짓누르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파라다이스의 경우 전환사채 오버행 물량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는 상장 주식 수 대비 14.6%를 차지하며, 전환가액은 1만5066원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공항의 국제선 회복이 지연되면서 일본 관광객 회복 특수에서 소외됐다.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제주드림타워'가 제주에 위치해 있는데 제주 국제선 노선이 공급 부족을 겪으면서 직항 노선 부족으로 해외 카지노VIP 모객에 차질을 빚었다. KB증권에 따르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1% 늘 것으로 예상되나 영업이익은 -212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경우에는 최근 외국인 불법 출입과 관련해 행정 처분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4분기 최대 15일의 영업정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 별도 행사 없이 예정된 일정 소화 "어깨 무겁다" 3분기 영업익 급감ㆍ매출 최대, 초격차 기술로 위기 정면 돌파 올해 반도체 중심 총 54조 시설투자…작년 대비 12% 증가
'이재용의 뉴삼성 시대'가 열렸다. 삼성전자는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별도의 행사나 취임사 발표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애초 재계에선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뉴삼성 메시지와 함께 이 회장의 승진 기념식 등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 회장은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계열사 부당 합병·회계 부정 의혹 사건의 오전 재판을 마치고 나와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면서 "많은 국민의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등 복합위기 속에서 회장직에 오른 이 회장의 책임은 더 막중해졌다. 이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위기 극복과 반도체 초격차 유지, 미래 먹거리 창출, 콘트롤타워 재건, 지배구조 및 조직 개편 등 풀어야 할 상당한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39% 급감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매출은 분기 최대치를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 10조8520억 원의 영업이익과 76조781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장은 위기를 정면돌파할 계획이다. 가장 날카로운 무기는 초격차 기술력이다.
이 회장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확보를 강조해왔다. 지난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서는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며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의 기술중시 경영은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구체화된 첨단 반도체 생산 로드맵을 발표하는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2023년 5세대 10나노급 D램, 2024년 9세대 V낸드를 각각 양산하고 2030년에는 1000단 V낸드를 개발한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시장 1위를 견인할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시설투자도 늘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 47조7000억 원, 디스플레이 3조 원 등을 포함해 총 54조 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 38조5000억 원, 2021년 48조2000억 원 등 시설투자액을 계속 늘려왔다.
재계 관계자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회장 취임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며 "오랜 기간 삼성의 총수로 활동해 온 만큼 행사나 취임 메시지를 내지 않은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무대에서 회장 직함이 주는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이 회장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 등에 민간 외교관 활동에 있어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