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이후 하락폭이 감소했던 수도권 아파트값 낙폭이 8주만에 커졌다. 서울은 전주와 동일한 낙폭을 유지했으나 경기·인천 등 나머지 수도권 지역의 낙폭이 커지면서 전국 아파트값 하락폭도 8주만에 확대됐다.
6일 한국부동산원 4월1주(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아래 링크 참고)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0.22%하락하면서 지난주(-0.19%)보다 낙폭이 커졌다.
서울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아파트값이 반등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으나 매도인·매수인 간 기대가격 격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일부 급매물들이 팔리면서 하락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서울(-0.13%)은 지난주와 동일한 낙폭을 유지한 가운데 노원구·중랑구 등이 포함된 동북권(-0.28%→-0.30%)의 낙폭이 커졌다. 특히 노원구는 이번주 0.33%하락하면서 지난주(-0.20%)보다 낙폭이 크게 벌어졌다. 노원구는 최근 1년간 거래가 뜸했던 단지들을 중심으로 일부 하락거래가 신고되면서 낙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남3구 중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하락했던 송파구는 이번주 0.06%하락하면서 지난주(-0.31%)보다 낙폭을 크게 줄였다. 최근 1년새 22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던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114㎡이 지난 3일 24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강남지역은 급매물 소진에 따른 일부 가격반등 신호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다만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상승거래 신호가 보이지는 않는다는 반응이다. 다만 일부 중개업소에서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들에게 “좀 더 기다렸다 팔라”는 전화를 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헬리오시티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거래만 되면 5000만원까지 낮춰보겠다고 했던 매물도 집주인이 싹 거둬갔다”면서 “지난달까지 다소 거래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예상보다 거래가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천(-0.18%→-0.20%)과 경기(-0.24%→-0.33%) 역시 매물증가와 매수심리 위축으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락폭이 커졌다. 수도권 아파트값 역시 이번주 -0.25%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경기도 용인 처인구 일대는 정부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발표 이후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주 아파트값이 상승전환(-0.02%→0.43%)했으나 이번주(0.29%)들어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뚜렷한 상승거래를 보이는 단지들도 없어 현재의 상승세는 매도인들이 일부 호가를 올린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7주 연속 낙폭이 줄어들고 있었던 대구(-0.30%→-0.35%)는 매물적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주 들어 낙폭이 다시 커지는 등 지방의 아파트값 하락폭(-0.18%→-0.20%)도 다소 벌어졌다. 지방에서는 세종시(0.09%→0.10%)만 유일하게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셋값은 매매값과 달리 낙폭이 줄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값은 0.25%하락해 지난주(-0.29%)보다 낙폭이 감소했다. 세종시는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하락거래도 신고되는 등 이번주 들어 상승폭(0.04%→0.01%)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0%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노원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40%대로 떨어졌다. 전세가 비율이 40%대인 지역은 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곳이지만,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가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6일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노원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49.86%로 사상 처음 50%가 무너진데 이어 27일에도 49.79%를 기록하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노원구는 2016년 6월만해도 전세가율이 77.5%로 서울 25개구 중 12번째로 높았었다. 이후 매매가가 전세가 보다 급등하면서 전세가율이 하락했다.
특히, 집값 급등기였던 2020~2021년 2년간 41.50% 올라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노원구는 2021년 매수자 가운데 2030세대의 비율이 49.3%나 될 정도로 영끌 수요가 몰렸던 지역이다.
같은 기간 전세가 26.82% 오르는데 그쳤다.
최근에는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전세가율이 더 내려가는 양상이다. 1~3월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는 6.08% 하락한 반면, 전세가는 6.37% 떨어졌다.
서울 전체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50.87%로 50%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11년12월(50.8%) 이후 1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째 하락하는 추세다.
전세가율은 주로 집값 거품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전세가는 현재 사용가치를 반영하고, 매매가는 사용가치에 더해 투자가치 등 요인에 좌우된다. 전세가율이 크게 낮으면 전셋값에 비해 집값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거품이 끼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집값 폭등기였던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강남·분당 등 ‘버블세븐’의 전세가율은 30%대였다.
반대로 전세가율이 높으면 세입자들이 집을 사고,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불가피하게 경매에 나온 전셋집을 낙찰받더라도 청약시 무주택 요건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의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을 오는 7일부터 입법예고하고 5월초 시행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이는 '전세사기 예방·피해 지원방안'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최근 3년간 수도권 지역에서 무주택자의 주택청약 당첨 비율이 약 90%에 달하는 만큼, 전세사기 피해로 청약 기회가 사라진 사람들을 구제한다는 목적에서다.
규칙이 시행되면 청약시 무주택 기간에 따른 최대 가점 32점을 모두 인정받을 수 있고, 생애최초 등 특별공급도 신청 가능하다. 시행일 이전에 전셋집을 낙찰받은 경우에도 폭넓게 구제할 수 있도록 소급 적용한다.
무주택자 인정 대상은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이 경매 또는 공매로 임차주택을 낙찰받는 경우로, 주택의 전용면적은 85㎡ 이하면서 공시가격이 수도권 3억원, 지방은 1억5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공시가격은 청약을 넣으려는 주택의 입주자모집 공고일에 가장 가까운 날에 발표된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다만 분양주택이 아닌 영구임대, 국민임대,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하는 경우는 무주택자 인정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규칙 개정 후 전세사기 피해자가 무주택자로 인정받으려면 전세 계약서, 경매 또는 공매 낙찰 증빙서류, 등기사항 증명서 등 자료를 청약신청 후 사업 주체에 제출하면 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규칙 개정을 통해 불가피하게 주택을 낙찰받은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차질 없이 실천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4. "예상보다 더 안 좋네"…순이자마진 가파른 하락세에 KB·신한·하나 목표주가↓(헤럴드경제)
가계대출 감소와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1분기 시중은행의 순이익이 하락할 것으라는 전망이 나왔다. NIM 하락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목표주가 역시 하향조정했다.
6일 현대차증권은 시중은행 6개사(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카카오뱅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을 전년 대비 1.5% 증가한 5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시장 컨센서스 대비 1.6% 하회한 수치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가계 대출이 역성장하며 원화 대출 성장률이 0.4%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대출 금리 상승은 다소 둔화하는 동시에 수신 금리 상승은 지속하는 영향으로 은행의 NIM은 8bp(1bp=0.01%포인트) 내린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연체율 상승세를 반영한 은행의 경상 대손비용 증가와 카드 등 비은행 충당금 증가로 그룹 대손비용률(CCR)은 36bp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보험 계열사가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으로 이익이 증가하면서 비이자이익은 1000억원 가량의 환율 관련 손실에도 불구하고 직전 분기 대비 65%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예상보다 가파른 NIM 하락세로 실적 추정치와 목표 시가총액이 하향 조정됐다. 합산 은행 목표 시총은 6.2% 하향했고, 각 사의 목표주가는 하나금융지주 5만5000원, 신한지주 4만9000원, KB금융 6만2000원으로 눈높이를 낮췄다.
이 연구원은 “은행업은 매크로 및 규제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뿐만 아니라 펀더멘털도 악화하는 구간이라 금융 산업 내 상대 선호도가 높지 않다”면서도 “현재 시중은행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까지 하락해 초과 하락할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은행 규제 비율을 급격히 상향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이미 은행들이 경기대응완충자본을 감안해 관리하고 있고, 스트레스 완충자본을 늘려 규제비율을 과도하게 상향할 경우 혼란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종 내 최선호주로는 KB금융을, 관심 종목으로는 하나금융과 카카오뱅크를 꼽았다. KB금융은 1분기 NIM 하락 폭이 2bp에 그쳐 은행 부문이 상대적으로 견조하고, KB손해보험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전환 효과에 따라 비은행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봤다.
하나금융지주에 대해선 자본비율 불확실성이 제한적이고 원/달러 환율 안정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카카오뱅크에 대해선 하반기 부동산 경기 저점 통과 가능성을 감안해 점차 관심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데카콘’은 벤처업계에선 기업가치 10조원이 넘는 비상장 기업을 가리킨다. 벤처기업이 증시에 상장하기도 전에 10조원이 넘는 가치를 받는 것이 신화에서나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용어다. 한국에서 바바리퍼블리카, 두나무, 야놀자 등 3개사가 10조~30조원의 가치에 거래되며 명성을 떨쳤다. 그랬던 이들 기업이 금리가 급등하고 벤처열풍이 꺼지면서 데카콘 ‘명함’을 줄줄이 반납하고 있다.
6일 비상장 주식 거래소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6조8608억원(주당 3만9000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1년 11월 고점(29조3781억원·주당 16만7000원) 대비 시가총액이 76.6% 감소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3조6780억원(주당 10만6000원)의 가치에 거래됐다. 2021년 11월 고점(18조7368억원) 대비 80.2% 급락했다. 레저 플랫폼 야놀자는 2021년 5월 11조9815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4조2288억원으로 급감했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하는 유니콘 기업들도 무더기로 명찰을 내놓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22개 유니콘(작년 12월 기준) 가운데 7개사의 기업가치가 올해 들어 1조원 밑에서 실제 거래됐거나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컬리는 최근 장외시장에서 주당 2만3000원에 거래되며 시가총액이 8886억원으로 감소했다. 작년 1월초(4조4817억원) 대비 80% 쪼그라들었다.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코리아도 장외시장에서 시총이 각각 4013억원, 4045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들 기업의 추락은 상장 기업과 비교해도 크다는 평가다. 고점 대비 반 토막에 그치고 있는 주요 상장 기업과 달리 데카콘과 유니콘은 5분의 1 토막이 속출하고 있다. 금리 상승, 경기 침체 등을 계기로 혁신의 가치에 부여되던 프리미엄이 꺼진 점이 핵심 이유로 꼽힌다.
한 비상장 주식 담당 펀드매니저는 “유동성이 넘쳐나던 시기에는 데카콘과 유니콘이 일궈낸 혁신의 가치에 높은 가격을 부여했다”라며 “투자자들이 상장 기업을 평가하던 잣대를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들 기업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적자를 내고 있지만 모바일 금융사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에 막대한 가치를 쳐줬다. 하지만 분기마다 1조원의 순이익을 내는 시중은행과 비교되면서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37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두나무는 개당 9000만원에 육박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3분의 1토막(3700만원대) 나면서 충격을 받았다. 야놀자는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치솟았지만, 벤처업계 불황에 동반 충격을 받으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컬리, 오아시스 등의 주요 벤처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철회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상장 준비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거품이 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9670억원~1조2535억원의 시총을 목표로 상장에 도전했지만 기관들이 ‘반값’을 제시하면서 지난 2월 상장을 철회했다. 컬리도 비슷한 이유로 지난 1월 상장을 연기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오아시스와 컬리는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 높은 무형 가치가 부여됐지만 이제는 이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사와 비교되고 있다”고 말했다.
IPO를 노리고 들어온 투자금은 실망 매물로 바뀌었다. 2020년~2021 들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등 주요 벤처 기업들이 상장 후 급등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장외 주식시장에서 상장 가능성이 있는 주식을 쓸어 담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대박을 노리고 장외 주식에 진출한 개미들도 벤처 거품에 기여한 측면이 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