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가 되면 운동을 열심히 해서 살을 빼야지, 담배를 끊어야지, 영어 공부를 해야지 등과 같은 '결심'을 하고는 합니다. 보통 새해 첫날부터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실행에 옮기지만 보통 3일째부터는 결심이 무디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도로아미타불이 되고는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나 자신을 자책하기도, 어쩔 수 없었다는 자기 합리화(핑계)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새롭게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기지만 대부분 그 끝은 미약합니다.
자청 님은 사람이 움직이고 행동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원동력을 '정체성'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정체성'은 단순히 '결심'을 통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경험이나 환경의 변화'를 통해 형성된다고 합니다.
'부의 추월차선'의 저자로 유명한 백만장자 사업가인 엠제이 드마코(MJ Demarco)의 또다른 책인 '언스크립티드(Unscripted)'를 우리 말로 번역하면 '각본이 없는, 각본을 깨는' 정도의 뜻입니다. 해당 책의 결론은 '인간은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목표를 방해하는 다양한 각본(Script)들이 인간의 뇌에 세뇌되어 있고, 이러한 각본들로부터 탈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탈출하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엠제이 드마코(MJ Demarco)의 어머니는 골초였다고 합니다. 금연을 결심하고 담배를 끊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금연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실패에 '나는 금연을 할 수 없을 거야'라는 각본(Script)이 세뇌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임신이라는 경험을 하고 환경이 변화하여 '어머니'라는 '정체성'이 변화된 순간 단숨에 담배를 끊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평범한 사람'에서 '어머니'로 정체성이 변화된 결과 비로소 원하는 결과(금연)를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자청 님 또한 20대 초, 중반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사업에 실패했고 가난했기 때문에 나는 성공할 수 없을 거야. 나는 돈을 벌 수 없을 거야'라는 각본이 세뇌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증조할아버지는 성공한 사업가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비로소 원하는 결과(돈을 벌어 경제적 자유를 실현)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정체성 이론'이란 결국 '내 머리 속에 세뇌된 기존의 각본을 깨고 새롭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각본을 새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체성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결심'이 아닌 '경험이나 환경의 변화'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경험이나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담배를 끊는다고 할 경우 '1월 1일부터 담배를 끊겠다'는 결심만 할 것이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 '1월 1일부터 담배를 끊겠다'고 선포하고, 금연에 방해되는 각종 물건들(라이터, 성냥 등)을 버리는 등 환경을 변화시키는 등의 노력을 해야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으며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결심을 했지만 실현한 것보다는 용두사미가 되었던 것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실현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자책보다는 정체성 이론에 따라 무의식 중에 있던 실패의 원인(각본)을 제거하고, 어떻게 내 경험과 환경을 변화시킬지를 고민하고 실행해 나간다면 보다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