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위험수위를 넘어 7만 가구에 육박하는 가운데 2월 중 전국 1만2572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예정 물량의 55.0%는 경기도에 집중되며, 이미 미분양 매물 적체가 발생하고 있는 인천도 1146가구가 분양에 들어간다.
6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월 분양예정 아파트는 전국 16개 단지 1만2572가구로, 이중 9924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총 가구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8922가구), 일반분양은 46%(8359가구)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분양 물량은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문제는 현재 이미 6만8000가구 이상의 매물이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는 지난달 30일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추가 주택건설계획 승인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구 지역 공급과잉 및 미분양 적체에 따른 결정으로, 대구는 2월에도 분양예정 단지가 없다.
당초 1월로 계획된 분양 예정단지들도 대량 미분양사태에 줄줄이 분양을 미루고 있다. 지난달 5일 기준 1월 분양예정단지는 10개 단지 5806가구(전체 7275가구)였으나,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4개 단지 1461가구(전체 1569가구)에 불과했다. 당초 예정가구의 25%만 분양이 이뤄진 것이다.
2월 전국에서 공급하는 1만2572가구 중 8149가구는 수도권 물량이다. 경기도가 6296가구로 가장 많으며, 인천 1146가구, 서울 707가구 순이다.
서울은 이달에 1개 단지에서 분양을 실시할 예정이다. 2월 서울 첫 분양예정 단지는 영등포구 양평동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로, 707가구 중 18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면적은 39~84㎡로 중소형 평형 중심으로 구성됐다.
지방은 총 442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특히 강원도가 1798가구로 가장 많은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어 충북 1515가구, 부산 886가구, 전남 224가구가 예정돼 있다.
부산은 오는 2024년 조성을 완료할 예정인 에코델타시티에 들어서는 ‘에코델타시티 푸르지로 린’으로 우미건설과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시공했다. 총 886가구 모두 일반분양이며, 전용면적 84~110㎡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이 10년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전세를 찾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급매 대신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이 증가하면서 전세값이 더 크게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전세가율 하락에 따른 부동산 시장 조정으로 매매값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2.0%로 나타났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52.9%보다 0.9%포인트(P) 하락했다. 1년 전 56.0%보다는 4.0%포인트 낮다. 2012년 5월(51.9%) 이후 약 가장 낮은 수치다.
실제 서울 주요 대단지 아파트 전세가율은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 3일 17억6667만원 매매 거래됐지만, 전세 시세는 9억4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대단지 SK북한산시티(3830가구)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6억9750만원에 매매 거래됐지만, 지난 3일 3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채결됐다.
대규모 입주를 앞둔 단지의 전세가율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오는 3월 입주예정인 3375가구의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는 지난달 입주권이 24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전세는 9억원대에 매물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갱신요구권을 사용하는 세입자도 크게 줄어들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수도권 주택의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갱신계약 건수는 6574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달보다 47% 감소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전세가율 하락이 집값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전세가율이 매매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로 꼽히기 때문이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자 입장에서 전세가율이 너무 낮으면 초기 비용이 커져 매수 의사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반대로 전세가율이 높으면 ‘갭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전셋값 하락은 항상 매매가 하락을 후행적으로 동반해 왔다”며 “전세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아직 조정 시기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로 앞으로 매매 가격 하락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 등 과도한 입주 물량이 예정된 지역의 경우 전세가율 하락이 크게 발생한 만큼 큰 폭의 매매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방위 규제 완화에 특례보금자리론 효과 매수심리 5주째 상승 9억 이하 매물 많은 노원·도봉 등 주목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거 풀면서 얼어붙었던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해빙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각종 거래·대출 규제가 완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달 말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출시한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혜택이 이들 지역에 집중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월 마지막 주(지난달 30일 기준, 아래 링크 참고)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5로 전주(66.0)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도는 60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지난 1월 첫째 주에 64.1을 기록하면서 8개월 만에 처음 반등한 뒤 5주 연속 오름세를 띠고 있다.
특히 노도강이 있는 동북권은 올 1월 마지막 주 매매수급지수가 69.3으로 전주 67.6에서 1.7포인트 뛰었다. 서북, 동북, 도심, 동남, 서남 등 서울 5개 권역 중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서울 강북구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말까진 아예 문의조차 뚝 끊겼는데 올 들어선 시세와 거래 조건을 묻는 상담이 늘고 급매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실수요자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1·3 부동산 대책’이 시장의 매수 심리 회복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3일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4개 구만 남겨 놓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과 규제 지역을 전면 해제했다.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최대 5년간 거주해야 하는 실거주 의무도 폐지하고, 분양가 12억원까지만 가능했던 중도금 대출도 분양가와 관계없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분양 아파트 전매 제한 기간도 대폭 줄였다.
이와 함께 지난달 30일엔 9억원 이하 주택에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됐다. 연 3~4%대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도강 지역의 급매물 거래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주택 거래가 유의미하게 살아나긴 어렵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집값이 크게 떨어진 지역에 있는 중저가 아파트의 경우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가 맞물려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대기자금 4개월 만에 51兆 돌파 동학개마들 자금 20일새 8조 급증 주식판돈 안 빼고 매수타이밍 저울질 '상저하고' 전망에 적극 매수는 안 해
시중 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에서 잠자던 뭉칫돈이 다시 증시로 옮겨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다만 새해 주식시장이 '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인 만큼 당장 주식을 사기보다 증시 대기자금만 쌓여가고 있다. 최근 주가 반등기에 주식 판 돈을 빼내가지 않고 재매수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51조521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월6일(51조7942억원) 이후 4개월만에 최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10월 갑작스러운 증시 급락세에 2년여 만에 처음 50조원선이 붕괴된 이후 지난달 9∼10일 이틀 연속 43조원대까지 주저 앉았다. 그러다 최근 20일새 주가가 뛰면서 8조원 가까이 갑자기 불어났다. 투자자예탁금은 코로나 팬더믹 이후 동학개미 열풍이 불면서 2019년말 27조3933억원에서 2020년말 65조5227억원까지 1년새 38조원 가까이 급증하면서 피크를 찍었다.
예탁금이 최근들어 다시 늘어난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덕분에 연초 주식시장까지 반등하면서 일시적으로 동학개미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도 확대됐다. 최근 부동산 시장 한파로 갈 곳 잃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다는점도 예탁금 상승에 한 몫 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 탓에 타격을 입은 건설사의 채권으로도 돈이 몰리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은행으로 몰리던 자금이 수신금리 하락으로 다시 빠져나가면서 증시로 흘러들어간 것도 예탁금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월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25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 대비 6조1866억원 줄었다. 지난해 계속 증가해 온 은행 예·적금 잔액은 최근 두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예탁금 증가세와는 달리 적극적인 주식 매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 7조2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7조6802억원어치를 사 모았다. 이 기간 코스피는 최저 2220대에서 최고 2480대로 12% 가까이 상승했다.
이처럼 잠시 투자를 보류하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은 1월부터 예상치 못한 '깜짝 랠리'에 지수가 급등하자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대비 부담스러운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2021년 4월 이후 1년 7개월만에 처음으로 13배를 넘어서자 개인들이 주식 매수를 주저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금리 인하와 실적 전망 상향이 필요한데 현재로선 두 가지 모두 쉽지 않다"며 "최소한 경기·실적 저점이 가시화하거나 펀더멘털(기초여건) 불안을 충분히 반영한 지수대로 내려가야 개미들이 다시 주식을 사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기관 '팔자' 확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중심 하락 美 증시 기술주 하락 영향에 네이버·카카오 ↓
6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오후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세를 확대하면서 낙폭이 커졌다. 반도체, 배터리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모두 내림세로 돌아서며 결국 2430선까지 밀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0%(42.21포인트) 하락한 2438.19에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0.75%(18.58포인트) 내린 2461.82에 출발했으나,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며 낙폭도 확대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39억원, 506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7908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지수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0억원, 116억원을 사들였다. 오전 선물 시장에서 이들이 각각 1180억원, 1568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조된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와 기술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3.45% 떨어진 6만1600원에 종료했다. SK하이닉스도 3.36% 하락한 8만9100원에 마쳤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3.58%, 2.98%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도 각각 1.87%, 2.37% 떨어졌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 -2.71%, 서비스업 -2.15%, 대형주 -2.05%, 증권 -1.97%, 건설업 -1.93% 순으로 하락했다. 반면 종이목재 +0.86%, 소형주 +0.42%, 음식료업 +0.13%은 상승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71%(5.46포인트) 하락한 761.33에 장을 마쳤다. 이날 0.41%(3.13포인트) 내린 763.66에 출발했으나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낙폭이 소폭 확대됐다.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에 지수가 내려왔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39억원, 110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홀로 1600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혼조세였다. 코스피와 달리 배터리주의 강세가 돋보였다. 에코프로비엠 +4.03%, 엘앤에프 +0.47%, 에코프로 +6.25% 등이 급등했다. 오스템임플란트도 +0.27% 소폭 상승했다. 코스피와 같이 기술주는 맥을 못 추고 주저앉았다. 카카오게임즈 -3.34%, 펄어비스 -4.33% 모두 하락 마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방송서비스 -2.89%, 디지털 콘텐츠 -2.08%, 통신장비 -1.97%, 컴퓨터서비스 -1.81% 순으로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총 상위단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돼 코스피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지난주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 영향에 미국채 금리 급등, 달러 강세 전환으로 금융 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