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 여파로 전셋값이 뚝 떨어지며 ‘갱신요구권’을 사용하는 세입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임대차 3법 가운데 하나인 갱신요구권은 집주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세입자가 전·월세 계약을 2년간 연장할 수 있는 제도다. 임대료도 직전 계약 금액의 5% 이하로만 올릴 수 있다.
3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작년 12월 수도권에서 갱신 계약이 체결된 전체 건수는 1만 8185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36%에 불과한 6574건이 세입자가 갱신요구권을 사용해 갱신 계약을 체결한 건수로 파악됐다. 나머지 1만 1611건은 모두 합의를 통해 갱신 계약이 이뤄졌다.
작년 1월에는 전체 갱신계약(2만 4379건) 가운데 58%에 달하는 1만 4119건이 갱신요구권을 써서 계약을 늘린 경우였다. 단순 건수로만 따지면 약 1년 만에 1만 4119건에서 6574건으로 절반 넘에 줄어든 셈이다. 세입자가 사실상 우위에 있는 ‘역전세난’ 상황이라 갱신요구권을 굳이 쓰지 않아도 임대인과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집토스는 분석했다.
갱신요구권 제도는 집주인이 임대료를 크게 올리는 걸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임대료를 낮춰 갱신 계약을 체결하는 건수가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갱신요구권을 사용해 계약을 체결한 6574건 가운데 직전보다 임대료를 낮춘 계약은 1481건으로 기록됐다. 2021년 12월 감액 계약 건수가 76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9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건수도 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수도권 전·월세 갱신계약 중 전세를 월세로 변경한 건수는 5971건으로 전년 동기(3572건) 대비 크게 늘었다. 집토스는 “집값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며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커지자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전세보다 월세를 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2. "한 달 만에 2억·거래량은 4배↑"…노원 재건축 대어 '미미삼' 반등 조짐(아시아경제)
미륭·미성·삼호3차 강북권 최대 재건축 단지 안전진단 규제 완화·특례보금자리론에 기대감↑ 일각선 “급매물 소화·규제 완화 따른 일시적 반등”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던 서울 노원구 일대 노후 아파트 가격이 재건축 기대감으로 한 달 만에 2억원 가까이 오르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4배 가량 급증했다. 하지만재건축 기대감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 주택 매수 심리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아파트 중 하나인 삼호3차 전용 59㎡는 지난달 21일 6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열흘 전인 11일 6억4750만원보다 4250만원 올랐다. 또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15일 거래가인 5억1000만원보다는 1억8000만원이나 급등한 가격이다. 미륭·미성·삼호3차로 이뤄져 일명 ‘미미삼’으로 불리는 월계시영아파트는 3930가구 규모의 강북권 최대 재건축 단지로 인근 광운대 역세권 개발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거래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이 단지의 거래량은 3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1월에는 11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발표하면서 구조안정성 비중을 기존 50%에서 30%로 낮추자 월계시영은 곧바로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규제 완화 이후 목동과 신월동 노후 단지들이 줄줄이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월계시영의 재건축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도 노원 재건축 단지에 대한 관심을 더욱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이 상품을 이용하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최저 3%대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노원구 구축 아파트의 80% 가량의 주택 가격이 9억원 이하이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가 최근 시세조사 대상 아파트 기준으로 재고아파트 비중을 살펴본 결과 서울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높은 곳은 노원구(81%)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며 투기성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안전진단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이 중저가 지역인 노원구 재건축 단지의 관심을 높이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금은 급매물 소화와 규제 완화 효과에 따른 일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큰 만큼, 급매물 소진 이후 매수세가 둔화될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서울시·의회, 상반기 중 관련 조례 개정 방침 "초기 정비사업 탄력…단 부작용 줄여야"
서울시가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 시기를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다시 앞당긴다. 깜깜이 공사비 증액 문제로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시공사를 정하기로 한 지 13년 만이다. 앞으로 초기 단계의 조합도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정비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공사와 조합의 과도한 결탁 등 과거의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모든 정비사업구역이 조합설립인가 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시는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상반기 중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조례를 개정할 방침이다.
정비사업은 정비구역 지정▶안전진단(재건축)▶조합설립인가▶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계획인가▶이주 및 철거▶준공 순으로 진행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시공사 선정은 통상적으로 조합설립 이후에 가능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2010년 공공관리지원제를 도입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업시행인가 후에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구체적 항목 없이 대략적으로 책정된 공사비가 시공사에 의해 과도하게 증액되고 이로 인해 사업이 좌초·지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시의 기대와 달리 시공사가 없는 초기 사업장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한편 시공사 선정 이후에는 설계 변경이 잇따르면서 오히려 사업이 지연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에 서울시가 시공사 선정 시기의 시계를 되돌리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시기를 앞당김으로써 구체적인 시공계획과 건축·교통 등 심의 등이 동시에 진행돼 사업 진행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면서 "또 정비사업 초기 단계에 자금 조달방안을 마련하고 브랜드 설계 적용 등이 가능해지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공사 선정 조기화를 두고 과거에 겪은 문제점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공사비 책정과 타당성 검증이 어려워진다. 기존에는 사업시행인가를 통해 확정된 설계도서가 공사비 책정의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수주전 과열로 인한 비리 발생, 시공사가 사업을 좌우하는 문제 등이 부작용으로 꼽힌다.
이에 서울시는 ‘제도 개선 특별팀’을 운영한다. 특별팀은 시공사가 확정된 설계도서를 바탕으로 공사 항목별 예산을 명시하는 ‘내역 입찰’ 수준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을 앞당긴다고 해서 기존에 추진한 공공지원제도의 성과를 버리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상반기 중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안전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신규택지가 없는 서울의 특성상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정비사업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시공사 선정 조기화로 참여자의 전문성과 자금력이 높아지면 조합설립인가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 문제가 된 조합과 시공사의 결탁 문제, 사업의 불투명성 등을 최소화하도록 당국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3일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결정…지난번 인상 의견 4명 전기·가스·수도 폭등에 인플레이션 지속…추가 상승 전망 파월 의장 "기준금리 올리겠다"…시장, 현 수준 동결 관측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준금리 동결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5%를 상회하는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금통위를 열고 통화정책 방향을 정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사상 첫 7연속 인상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게 주요 배경이다.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위원 6명 중 인상 의견을 낸 위원은 4명이었다. 다른 2명은 금리를 현 수준(3.25%)으로 동결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물가에 대해 다른 분석을 내놨다. 인상 의견이었던 위원들은 현재 의 고물가가 안정화되기엔 이르다고 봤다. 반면 반면 동결 주장을 냈던 위원들은 고물가 상황은 맞지만, 물가 상승압력이 점체 완화되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시장에선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5.2% 뛰었다. 지난해 5월 5.4%를 기록한 이후 9개월 연속 5%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소폭 낮아졌으나 전기·가스·수도가 1년 만에 28.3%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전기·가스·수도 사용료의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5%대 고물가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줄곧 고물가 대응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추가 인상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포인트 인상)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연준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25~4.5%에서 4.50~4.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3월 이후 8연속 인상 결정으로, 연준은 6월, 7월, 9월, 11월 사상 최초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12월엔 0.5%포인트 올리며 상승폭을 줄였고, 이번에도 0.25%포인트 올리며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긴축 정책을 유지하겠다"라고 밝혔고,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1.25%포인트(상단 기준)으로 벌어졌기 때문에 금리가 이달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과거 인터뷰에서 "미국보다 금리 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렵다"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이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금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금통위에서 목표수준(2%)를 상회하는 물가에도, 경기둔화와 신용위험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는 1~2명의 금리인상 소수의견과 함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본다"라며 "기자회견은 통화정책의 유연성 확보를 위해 다소 매파적일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0.5% 상승 마감했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52포인트(0.47%) 오른 2480.4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부진에 약세로 출발했으나, 장중 외국인 순매수 유입에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주 강세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858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과 개인은 각각 1949억원, 4145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퀄컴,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 미국 대형 기술주의 부진한 실적 발표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서비스업(2.51%), 운수장비(1.62%), 운수장비(1.62%), 음식료품(1.21%) 등이 강세를 보였으며 증권(-0.56%), 통신업(-0.28%) 등은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NAVER(5.67%)와 카카오(4.19%)가 급등세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4년 만의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챗봇 '서치GPT' 출시 예정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 현대차(1.71%), 기아(2.15%), 삼성전자(0.47%), LG에너지솔루션(0.38%) 등도 상승 마감했으며 SK하이닉스(-1.28%), 삼성바이오로직스(-0.12%) 등은 내렸다.
같은 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17포인트(0.28%) 상승한 766.79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8억원, 533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448억원을 팔았다.
시총 상위 종목 중 에코프로가 5.04%, CJ ENM이 8.91% 급등세를 보였으며 펄어비스(1.68%), 카카오게임즈(1.91%), 스튜디오드래곤(1.37%) 등 게임·엔터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엘앤에프(-2.06%), 리노공업(-1.23%) 등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