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문턱을 낮췄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 뜨뜻미지근한 모양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재건축 인센티브를 얻는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1기 신도시 아파트 매물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1기 신도시 아파트 매물은 1만8994건으로 집계됐다. 발표가 이뤄진 전날 1만8521건 대비 2.6%(473건) 늘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 공인중개사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라 매수를 원하는 사람들 마음을 돌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구체적인 대책은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재건축 단지 주민들에게 이번 정부 발표의 핵심으로는 안전진단 완화·용적률 상향·블록형 통합 개발이 꼽힌다. 1기 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규제 완화가 무의미하거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우석 1기신도시범재건축연합회장은 "지난해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이뤄졌지만 1기 신도시 단지 대부분은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도 구조안전성 부문을 넘지 못한다"며 "이번 발표에 좀 더 보편적인 내용이 담겨지기를 기대했지만 공공기여나 기부채납, 블록형 통합단지를 진행하면 안전진단을 조건부로 면제한다는 내용만 있을 뿐 근본적인 부분은 건드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통합 개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 회장은 "조합 설립 이후 단지별로 쪼개지면 사업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용적률 상향 역시 공공과 민간 가운데 어느 쪽에서 비용을 부담할지를 두고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용적률 상향의 경우 반대급부로 공공기여(기부채납)도 커지기에 단지별로 의견이 갈릴 수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한파에 얼어붙었던 경매시장이 살아나면서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이 30%를 회복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낙찰률이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8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3년 1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736건으로 이 중 634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전월 27.5%에서 36.5%로 9.0%포인트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75.8%로 전월(75.0%) 대비 0.8%포인트 올랐다. 평균 응찰자 수는 5.9명으로 전월과 비슷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44.0%로 전월(17.9%) 보다 26.1%포인트 상승했고, 낙찰가율은 전월(76.5%)에 비해 2.2%포인트 오른 78.7%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달(4.5명) 보다 1.2명이 늘어난 5.6명으로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5명대를 회복했다.
지지옥션은 “수차례 유찰된 아파트가 다수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반등했고, 이 중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 하방 압력이 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파트에 입찰자가 몰리면서 평균 응찰자 수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은 29.5%로 전월(25.0%) 보다 4.5%포인트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73.3%로 전달(73.7%)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 보다 0.5명이 늘어난 10.9명으로 2개월 연속 10명대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29.2%로 전월(23.1%)에 비해 6.1%포인트 상승했고, 낙찰가율 역시 전월(68.0%) 대비 4.8%포인트 오른 72.8%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2.7명이 늘어난 8.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완화에 나서자 수도권 아파트 경매지표가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다만,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낙찰가율 상승폭은 제한됐다.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 낙찰가율은 대부분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울산 아파트 낙찰가율은 76.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부산(74.0%)은 전달 보다 0.1%포인트, 대전(70.8%)은 0.3%포인트 내려갔다. 광주(80.1%)와 대구(68.9%)는 각각 1.1%포인트, 1.5%포인트 하락했다.
낙찰률은 대구를 제외한 모든 광역시가 상승했다. 대전 낙찰률은 44.9%로 전달(31.7%) 대비 13.2%포인트 상승했으며, 부산(24.4%)과 광주(35.2%), 울산(39.7%)은 각각 5.4%포인트, 3.9%포인트, 0.8%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대구 아파트 낙찰률은 전달(33.3%) 대비 5.8%포인트 하락한 27.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8개 도 중에서 충북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달(68.7%) 보다 7.5%포인트 상승한 76.2%를 기록했고, 전남(80.5%)과 전북(82.7%)이 각각 3.8%포인트, 1.4%포인트 상승했다. 경북(67.0%)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79.1%) 대비 12.1%포인트 곤두박질 치면서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이어서 충남(75.2%)이 4.0%포인트 하락했고, 강원(84.3%)과 경남(76.9%)은 각각 1.2%포인트, 1.0%포인트 떨어졌다. 2건이 낙찰된 제주는 93.6%, 5건이 낙찰된 세종은 71.4%의 평균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전국 주택매매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집값하락세로 내집마련 수요가 줄어든데다가 금리인상으로 대출부담까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수준이 높은 아파트의 거래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거래량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량은 50만8790건이다. 이 중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9만 8581건으로 전체 주택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7%이다. 지난 2006년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저치이다. 이전 최저치는 2007년 62.2%다.
전국 주택 매매에서 아파트의 비중은 지난 2020년 73.0%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021년에는 65.9%로 하락전환 후 지난해에는 60%가 무너졌다. 불과 2년새 최고치와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다.
전국에서 아파트 거래 비중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이다. 지난해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 5만6007건 중 아파트는 1만5384건(27.5%)에 머물렀다. 이 역시 역대 최저치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은 2014년 61.8%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주택 매매 거래량은 11만361건 중 아파트는 5만7959건(52.5%)에 달했다. 인천은 주택 매매 거래 3만5346건 중 아파트는 1만3956건(39.5%)이다.
반면 전국 주택매매에서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치이다. 지난해 전국 빌라 매매 거래량은 12만9746건으로 주택매매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5%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61.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서 고가인 아파트 거래 비중은 줄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빌라의 거래 비중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로봇 등 신기술 테마가 국내 증시에서 핫한 테마로 떠오르면서 정보기술(IT) 펀드에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IT펀드에 9296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돼 주요 테마형 펀드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로는 1455억원이 들어왔다. 최근 1년간 코스닥벤처(-2935억원), 가치주(-1175억원) 등의 테마에서 돈 빠진 것과 대비된다.
IT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5.95%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0.15%)을 뛰어넘었다. 최근 일주일간 수익률은 2.87%, 1개월간 13.62%, 3개월은 14.05%로 양호했다. 미국과 중국 IT펀드가 인기가 많았다.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와 'TIGER 차이나항셍테크'에 최근 1년 동안 각각 4650억원, 2335억원이 순유입됐다.
올 들어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KODEX미국FANG플러스(H)'(32.12%), '미래에셋TIGER미국테크TOP10INDXX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23.69%), '한국투자ACE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23.30%), '신한SOL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22.12%), 'KBKBSTARIT플러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5.39%), '삼성KODEX IT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4.49%) 등이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 챗봇 열풍으로 국내외 증시에서 로봇과 AI 관련주가 들썩이며 IT펀드에도 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비영리기업 오픈AI의 대화형 AI 챗봇 '챗GPT'를 시작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 개발과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상반기 중 '서치GPT'란 한국어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팀 부장은 "미국을 포함하는 글로벌 반도체, 한국 반도체 모두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데 해외의 경우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AMD, TSMC 등의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모멘텀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점도 호재가 되고 있다. 박 부장은 "국내의 경우 외국인의 한국 주식 시장 귀환으로 반도체 등 대형주들의 움직임이 활기를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에는 AI 챗봇의 의 영향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수혜가 전망되며 엔비디아 등의 관련된 반도체 기업들 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호재로 대표되는 기술성장주들의 급격한 반등 등으로 전기차, 2차전지, 반도체 관련 상품의 성과가 우월했다"며 "일시적 기술적 반등으로 보는 신중론이 팽배해있으나, 바닥을 확인하였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5. 파월 '매파'본색에도 '디스인플레이션' 재언급에 시장 안도…파월發 변동성 확대(헤럴드경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혼재된 메시지를 던지면서 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 등을 포함한 이번 발언이 지난 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의 태도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단 점에 좀더 무게를 두며 안도했다.
7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워싱턴DC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발언 초반엔 2023년 인플레이션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 초기지만 물가 하락 신호, 즉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는 언급도 이어졌다. 비둘기적인 전망에 나스닥 지수가 1.8% 급등하는 등 시장은 환호했다. 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금리 하락폭은 확대됐다.
하지만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파월 의장이 1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언급하며 “이처럼 (노동시장이) 강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시장 전망치의 3배 가까운 51만7000개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196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3.4%로 떨어졌다.
그는 이어 “(긴축 정책이) 왜 상당한 기간 필요한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 “시장에 반영된 수치나 연준의 전망치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연준은 분명히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파월 의장은 언급은 같은 날 초강경 매파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강한 고용시장이 인플레이션 하락을 저해하고 있다”는 발언과 더해져 상당히 시장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시장은 이날 하루 급변동했지만 결론적으로 이번 연설이 이달 초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특별한 이슈가 없다는 쪽으로 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이 모아지면서 지수는 상승으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5.67포인트(0.78%) 오른 3만 4156.6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29%, 1.90% 상승했다.
반센그룹의 데이비드 반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파월의 발언은 지난주 입장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코메리카은행의 빌 애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요한 건 파월 의장이 좀더 공격적인 긴축 태도를 보이느냐였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연준은 1~2번 금리를 더 인상한 뒤 유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파월 의장이 지속적으로 데이터에 따른 판단(data dependence)를 강조하면서 오는 3월과 5월 FOMC 이전 발표되는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따른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