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사전청약 제도가 폐지 문턱에 섰다. 정부가 최근 분양물량 공급 조절을 이유로 향후 3년간 사전청약 물량을 대폭 축소하면서 사실상 폐지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청약 시장을 찾는 발길도 끊겼다. 이에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최근 시작한 본청약을 대거 포기하는 사태마저 발생하는 등 제도 존폐론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분양물량 분산을 위해 앞으로 공공택지는 민간 매각 시 사전청약 의무를 폐지한다. 기존 매각 공공택지 역시 6개월 내 시행해야 했던 사전청약 의무시행 기간을 2년으로 늘렸다. 건설사의 사전청약 공급 의무가 대폭 완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민간 사전청약 물량은 2024년까지 7만4000가구가 쏟아질 예정이었지만, 변경 이후 1만5000가구 규모로 약 8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서 민간 사전청약 수요가 뚝 끊겼다. 지난 8월 충북 괴산군에 짓는 ‘괴산 미니복합타운 A2블록 대광로제비앙’을 시작으로, 인천 영종국제도시(8월), 경기 수원시 당수지구(10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10월), 경북 경산시(11월) 등 전국 곳곳에서 줄줄이 미달 됐다.
사전청약뿐 아니라 본청약 열기도 사그라들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경기 파주시에 짓는 ‘파주 운정신도시 A49블록 시티프라디움’은 민간 사전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 최초로 본청약을 진행했다.
이 단지는 총 486가구 중 사전청약 물량으로 438가구가 풀렸다. 하지만 이번 입주자모집공고 중 사전공급 가구 수는 211가구로 명시됐다. 사전청약 당첨자 가운데 227명이 사전청약 당첨권을 포기한 것이다. 이곳은 지난 4월 사전청약 때 162가구(일반공급 기준) 모집에 7909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7개월 만에 청약 열기가 식으면서 무더기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이렇듯 민간 사전청약이 부침을 겪으면서 미분양 물량 증가도 우려된다. 이에 국토부는 미분양 사태를 막기 위해 LH 등 공공이 분양물량 일부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H는 최근 임대주택 건설 부담 증가 등으로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 매입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부채 총계는 지난해 결산 기준 138조88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26조6800억 원을 기록한 뒤 2020년(129조7450억 원)과 지난해 2년 연속 증가한 수치다. 올해 반기 기준으로도 144조5112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는 15일 인천광역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iH)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착공식을 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로써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는 정부가 지난 2019년 10월 지정한 3기 신도시 중에서 가장 먼저 착공에 들어가게 됐다.
총면적 333만㎡ 규모로 청년주택을 포함한 공공주택 9000가구 등 총 1만7000가구 주택이 이곳에 건설된다. 2026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한다. 여의도공원 4배 규모의 공원·녹지(94만㎡)를 주민 체감도가 높은 5개의 선형공원으로 분산 배치해 공원을 중심으로 교류·소통과 보행중심의 도시환경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전략적 개발이 필요한 지역은 창의적인 공간활용이 가능하도록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아 조성한다.
S-BRT(간선급행버스체계) 등 교통 결절점에 위치한 중심거점지역은 주거·상업·자족 시설과 녹지가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기획해 인천계양 신도시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목표다. 판교테크노밸리 1.6배 규모(69만㎡)의 자족용지에는 서울에 집중된 일자리 기능을 인천으로 분산·수용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인천 계양지구 착공을 시작으로 남양주 왕숙 등 다른 3기 신도시들도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착공에 들어간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인천계양을 시작으로 앞서 사전청약을 받은 단지들의 본청약도 시작된다. 지난달 발표한 청년주택은 올해 말 고양창릉 등 시범단지 사전청약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와 함께 다른 3기 신도시도 정상적으로 착공에 들어가 청년·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호 공급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청년 주거난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건설 사업의 체감경기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가 지난달(47.8)보다 7.3포인트(p) 하락한 40.5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수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서울(56.2→48.9)은 지난달보다 7.3p 떨어졌고, 인천(45.1→32.3)과 경기(42.2→29.7)도 각각 12.8p와 12.5p 하락하면서 수도권은 이달 37.0으로 지난달(47.8)보다 10p 넘게 내렸다. 지방도 경남이 56.2에서 36.8로 19.4p 급락했고 세종도 42.1에서 23.5로 18.6p 떨어졌다. 광주(43.4→28.5), 제주(55.0→41.1), 충북(46.6→35.2), 전북(50.0→38.8) 등 한 달 새 10p 넘게 떨어진 곳이 속출하면서 지방은 47.2에서 38.4로 8.8p 하락했다.
반면 대구(39.3→45.4)와 울산(35.2→38.0)은 소폭 상승했다. 규제지역 지정 해제에 따른 주택사업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로 보인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건설원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주택건설 수주지수와 자금조달지수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택건설 수주지수(재개발·재건축·공공택지·민간택지)는 모든 분야에서 지난달보다 하락했다. 특히 민간택지는 81.5에서 56.3으로 25.2p 급락했다.
자금조달지수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기대수익이 감소하고 위험은 커지면서 40.2에서 37.3으로 하락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정책과 함께 공적 금융지원·보증지원을 확대하는 등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우리은행 정기예금 연 5.18%…별다른 조건 없어 기준금리 인상 여파…은행권, 수신금리 경쟁 치열
기준금리 인상 속 예적금 금융상품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은행권에서 연 5%대 정기예금이 줄줄이 등장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아닌 전국적인 점포망을 가진 시중은행에서 연 5% 예금이 등장하면서 은행권 수신금리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4일 우리은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표상품인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연 5.18%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시장금리 연동상품으로 별다른 조건 없이도 누구나 최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어 눈길을 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도 이날부터 1년 만기 기준 연 5.01%의 금리를 적용한다. 'KB STAR 정기예금'은 매주 시장금리를 반영하는데, 지난 주말까지 연 4.96%의 금리가 주초 변동되면서 5%대에 올라섰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역시 이날 기준 1년 만기 상품에 연 5.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간 정기예금 상품 중 금리가 연 5%를 넘는 것은 지방은행이나 외국계 은행 뿐이었다. 해당상품들은 기본금리에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연 5%가 넘는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연 5%대로 연이어 올라섰다. 해당 상품에 6000만원을 넣어두면 300만원 가까이 이자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가 오르는 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다. 지난달 12일 한국은행이 사상 두 번째로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자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0.3∼1%포인트(p)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은행권 수신금리가 잇따라 인상되면서 은행으로 뭉칫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은행 정기예금에는 56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들어서만 정기예금에 유입된 자금(187조5000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33조원) 대비 6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고액 예금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금리 인상이 잇따르면서 고이율인 예금으로 갈아타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현금을 은행에 넣어두고 관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0억원 초과 정기예금은 지난해 상반기 4만2000좌에서 올 상반기 기준 5만좌로 증가했다. 고액 정기예금 좌수가 5만좌를 넘어선 것은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억 단위 정기예금 뿐 아니라 1억원 이하 정기예금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155조4220억원 규모였던 1억원 이하 정기예금은 올해 상반기에 168조7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내년 4월부터는 금융기관의 예적금 상품의 금리조건을 한번에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이 나올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최고금리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지를 감안한 맞춤형 상품 추천을 제공한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품별 비교 서비스가 나올 경우, 은행권 수신금리 경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