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부동산PF대출 부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체 PF대출 잔액 130조원의 절반 이상인 70조원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이날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PF대출의 최대 부실 가능 규모가 70조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김정주 건산연 연구위원은 최근 신용평가사들과 정부의 발표를 토대로 지난해 말 부동산PF 대출잔액이 130조원이라고 분석했다. 브릿지론이 30조, 본PF는 100조로 봤다.
그런데 작년 상반기 중 증권사 등 제2금융권에서 취급한 PF의 만기연장비율이 브릿지론이 70%, 본PF는 50% 정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부동산시장 회복이 지연될 경우 향후 부실 발생규모는 예상 밖으로 매우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만기연장건 대다수가 재작년부터 시작된 고금리와 공사비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상실된 가운데, 부동산시장 침체로 수익성 회복이 이뤄지지않은 사업장들로 구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브릿지) 30조원의 70%인 21조원, 본PF 100조원의 50%를 곱한 50조원을 단순히 합산한다면 최대 부실 가능 규모는 7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이는 분양대금, 담보토지 공매 등을 통한 회수금액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부실규모에 대한 다소 극단적인 예상치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대해선 현재까지 정부가 발표한 사업장 정리방안대로라면 태영건설 참여 60개 PF사업장 중 주거 시설물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사업장이 공·경매나 분양보증이행으로 처리돼 결과적으로 금융권이 손실에 노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실위기인 사업장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세제 및 금융지원, 사업성 향상을 위한 사업지의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을 제시했다.
PF 위기에 자금력·신용도 높은 대형사 위주 양극화 수도권 분양 물량 10대 건설사 비중은 36.9% 자금력 취약한 중소 건설사 유동성 위기 확대 불가피
시공능력 16위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 전반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대두되면서 대형 건설사와 중소 건설사 간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경우 자금력과 신용도가 우수해 수주가 수월해지는 반면, 중소 건설사는 자금 유동성 악화에 따라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5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분양 물량 중 10대 건설사 비중은 36.9%로 2022년(25.4%), 2023년(32.7%)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도시는 분양 물량 상당수가 재건축·재개발 물량으로 채워지는데 대부분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하면서 대형건설사의 분양 쏠림도 심화되고 있다.
주택경기 부진에 공사비 상승, 금융비용까지 높아져 준공과 분양 리스크가 부각되고 자금력과 신용도를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하는 사업 위주로만 PF가 성사되는 추세다.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16개 주요 건설사의 PF 보증 규모는 2021년 21조9000억원에서 2022년 26조1000억원, 2023년 9월 말 기준 28조3000억원까지 늘어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26만5439가구(민간임대 포함)로 상위 10대 건설사의 분양 물량은 14만9195가구(56%)에 달한다. 중견 건설사들이 주로 참여하는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 시장은 위축되는 추세다.
공사비 인상과 분양 실적 부진으로 책임준공을 위한 건설사의 선 자금 투입을 필요로 하는 사업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연구소는 "공사비 증액에 따른 선 투입 자금은 통상 PF 대출 후순위로 상환을 받기 때문에 건설사의 대손 가능성이 증가한다"며 "신용도가 낮은 업체일수록 수도권이나 광역시가 아닌 사업장 비중이 높아 공사비 선 투입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건설경기 악화로 대손 위험이 커지고 신규 수주가 줄어들수록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 건설사의 유동성 우려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한 지난해 6월 기준 건설사 순차입금 의존도는 BBB 등급이 26%에 달한다. BBB등급의 건설사들이 보유한 사업장들은 비수도권 시도지역이 45.4%에 이른다.
한국신용평가는 전날 신용등급 'BBB' 이하 건설사와 일부 'A'급 건설사들의 재무 대응 수준을 확인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롯데건설(A+, 부정적)과 GS건설(A+, 부정적), 신세계건설(A, 부정적), HDC현대산업개발(A, 부정적), 한신공영(BBB-, 안정적) 등을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 꼽았다. 한신평은 "본격적인 경기 반등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상위권 건설사로 유동성 위험이 확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했다.
이에 더해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면 PF 연체율이 증가하고 부실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133조원으로 이 중 152개 사업장이 정상화와 연착륙을 위해 대주단과 협약 중이다.
정부가 부실 우려가 큰 PF 사업장을 재구조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공적자금 투입 전날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은 경·공매로 정리하고 사업성이 있지만, 일시적인 유동성을 겪는 사업장은 LH가 매입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건설사들이 어려운 고비를 넘기기 위해 미분양 사업장을 정리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정하는 등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대비해야 하며 건축공사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낮추고 공공공사 비중을 늘리고 해외건설 진출 등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보완을 통해서 불확실성 변수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12%, 역대 최고 수익률 전망 누적 수익 20%(100조)를 1년 만에 거둬 금리 인하에 기댄 증시 호조가 뒷받침
국민연금이 1년간 100조 원이 넘는 기금 운용 수익금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운용 수익률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기금 규모는 처음 1,000조 원을 넘겼다. 2022년 말 기금 규모(약 890조4,657억 원)에 대입하면, 작년 한 해 109조 원을 웃도는 수익을 거뒀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된 1988년부터 집계한 누적 수익금(550조 원 예상)의 5분의 1을 단지 1년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이에 작년 운용 수익률은 12%를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3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익률이자, 역대 다섯 번째 두 자릿수 수익률이다. 앞서 2009, 2010년 2년 연속 10.4%의 수익률을 거뒀고, 2019년 11.3%, 2021년엔 10.8%를 기록했다. 2022년 말까지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5.1%다.
지난해 국내외 증시 호조가 역대 최고 실적의 밑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기별 부침이 있긴 했으나, '긴축 종료가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이 대체로 지속됐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개선됐다. 1년간 미국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각각 43.4%, 13.7%씩 뛰었고, 국내 코스피지수도 최종 18.7% 상승 마감했다.
특히 4분기 투자심리가 대폭 개선됐던 영향이 컸다. 10월 말 연 5%를 뚫었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말 연 3.8%대로 떨어지면서 자산 가격이 상승했고, 다우존스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주식 상승장이 지속됐다. 2분기 9.1%에서 3분기 8.7%로 뒷걸음쳤던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이 4분기 뒷심을 발휘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앞서 2022년 국민연금은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을 거뒀다. 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8.2%를 기록하면서 79조6,000억 원의 손실을 본 것이다. 미국이 41년 만, 독일은 49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자, 각국이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면서 자산가치가 급락했을 때다. 당시 국민연금 자산 중 대체투자를 제외한 국내외 채권, 주식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는데 국내 주식 손실은 -23.8%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6년 후인 2030년 국민연금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전환기에 진입하고, 2055년엔 기금 고갈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단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중기자산배분안(2024~2028년)을 의결하고, 5년간 연 5.6% 수익률을 목표로, 부동산, 인프라 자산 등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대체투자는 2022년에도 8.9%의 수익률을 거두는 등 전통자산 대비 수익률이 높고 하락장에서는 수익률 방어 역할을 한다는 판단이다.
코스피가 올해 첫날 22주(154일) 만에 2660선을 넘은 뒤 4거래일 연속 떨어지면서 장을 하락 마감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8.94포인트(0.35%) 내린 2578.08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 투자자는 5981억원의 주식을 순매수 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763억, 402억원어치를 순매도 하면서 지수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SK하이닉스(0.81%)와 POSCO홀딩스(2.24%), LG화학(0.31%)는 올랐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0.72%)과 삼성바이오로직스(-1.82%), 현대차(-1.42%), 기아(-1.40%), NAVER(-1.12%)는 올랐다. 삼성전자(7만6600원)와 삼성전자우(6만1700원)는 전날 종가를 유지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08포인트(1.39%) 오른 878.33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727억, 1394억원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개인은 3000억원어치를 팔면서 지수가 내렸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에코프로비엠(12.90%)과 에코프로(3.47%), HLB(3.59%), 알테오젠(1.13%), JYP Ent.(2.13%), LS머트리얼즈(1.02%)는 상승 마감했다. 이와 달리 엘앤에프(-0.24%)와 셀트리온제약(-1.06%), HPSP(-2.43%)는 하락했다. 이날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날 종가(7만5900원)로 마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40원 오른 1315.40원에 거래를 마쳤다.